이동통신 3사가 KT를 마지막으로 5세대(5G) 중간요금제 개편을 완료했다. 이동통신 3사별 특색을 갖춘 요금제로 이용자 선택권을 확대하고 경쟁을 촉발할지 주목된다. 5G 가입자 유입도 증가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번 요금제 개편이 실질적 가계 통신비 경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적요금 정보제공 강화와 알뜰폰 요금제 출시 등 통신료 인하 정책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데이터 누수 줄여 이용자 혜택 강화
이통 3사가 새롭게 내놓은 5G 요금제는 중간요금제 총 11종을 비롯해 70여종에 이른다. 데이터 제공량 기준 37~125GB 구간을 촘촘하게 채웠다. 사용자 입장에서 실제 사용하는 데이터량에 맞게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그간 양극화된 요금체계로 인해 통신사는 가입자가 사용하지 못한 데이터에 대해 '낙전수입'을 취한다는 비판이 많았다. 데이터 실사용률에 부합하는 요금제가 다양하게 마련돼 불필요한 낙전수입 지출로 인한 '통신비 누수'를 줄일 수 있게 됐다.
기존 천편일률적이던 5G 요금제가 3사별로 특색을 갖추게 된 것도 평가할 만하다. SK텔레콤은 월 추가요금에 따른 데이터 확대, KT는 청년 자동 데이터 2배 혜택, LG유플러스는 데이터량 확대와 시니어 자동데이터 혜택 등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요금제 선택 폭을 넓힌 중간요금제는 5G 확산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37~125GB 데이터를 월 6만원대에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5만원대 이하 또는 비슷한 가격대 LTE 요금제를 쓰던 고객이 5G로 넘어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내 5G 가입자 수는 지난달 기준 30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중간요금제가 5G 유인 통로 역할을 할 경우 둔화됐던 가입자 순증 속도에 다시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알뜰폰·제4이통 등 경쟁 활성화 후속 조치 주목
이번 요금제 개편에 대해 저가 요금제 구간이 부족하고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에 따른 알뜰폰 역할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통3사는 신규 중간요금제 구간 대부분을 알뜰폰에 도매 제공하기로 했다. 5G 중간요금제 도매제공을 통해 알뜰폰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요금제가 나온다면 사실상 저가 요금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요금제 복잡성을 해소하기 위해 과기정통부는 이용자에 맞춤형 요금제를 추천하는 '최적요금제' 제도화를 추진 중이다.
과기정통부가 추진한 '이용자후생 강화'와 '시장 경쟁활성화' 투트랙 중 이용자 후생 강화 정책은 상당 부분 일단락됐다. 이제 과기정통부는 금융 알뜰폰의 시장진입, 제4 이동통신사 발굴 등 구조적 경쟁강화 정책에 무게를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통신요금 정보 제공을 강화하고 더욱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 출시를 유도하겠다”며 “시장 구조적 측면을 고려한 통신 경쟁활성화 정책도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