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 최초로 미군 심장부에 입성했다. 수뇌부로부터 직접 브리핑을 받았다. 미군의 첨단기술 산실도 둘러봤다. 해외 정상으로는 최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핵사용을 기도하면 압도적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위치한 국방부(펜타곤)를 방문해 미군 수뇌부로부터 위기대응체계 등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
펜타곤은 납작한 5각형 건물로 미국의 군사력과 패권을 상징하는 심장부 격이다. 펜타곤 정문 앞에는 육·해·공 미군 의장대가 도열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정문 앞에서 윤 대통령을 영접했다.
윤 대통령은 펜타곤 군지휘통제센터(NMCC)를 찾아 NMCC의 전략적 감시 체계와 위기대응 체계 관련 보고를 받았다. 미국 측에서는 오스틴 장관을 비롯해 마크 밀리 합참의장,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등이, 우리 측에서는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안보실 1차장, 박진 외교부 장관, 조현동 주미대사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어제 저와 조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에 보다 실효적이고 강경하게 대응하기 위해 한미 간 확장 억제를 더욱 강화하기로 합의했다”며 “저는 미국의 확고한 확장 억제 공약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미국의 핵 능력을 포함해 한미 동맹과 대한민국 국군의 결연하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제라도 북한은 핵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깨닫고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해 비핵화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 정부는 확고한 한미연합방위태세를 바탕으로 북한의 위협에 단호하게 대응해나갈 것”이라며 “한국형 3축 체계를 포함해 압도적 대응 능력과 응징 태세를 구축할 것이다. 한미연합연습과 훈련을 더욱 강화하고 한미일 안보 협력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스틴 장관은 “대한민국은 수십 년 동안 굳건한 저희의 친구였다. 날이 갈수록 대한민국을 의지하는 정도가 더 커지고 있다”며 “70년동안 저희 한미 동맹이 가장 견고하고, 능력 있고, 상호 운영성이 뛰어난 동맹으로 발전해왔다. 이를 통해 한반도 상에서 주요 분쟁과 침공을 억제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확장억제에는 완전한 범위의 미국의 능력, 즉 재래식 핵 및 미사일 방어 능력이 모두 포함된다“고 했다. 전날 한미정상회담에서 도출된 '워싱턴 선언'에 대한 부연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해외 정상으로서는 최초로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다르파)도 방문했다. DARPA는 장기적 관점에서 미 국방의 연구·개발 계획을 수립하는 기관이다. 인터넷, 음성 인식 기술 등 첨단 기술의 산실로 꼽힌다.
윤 대통령은 이곳에서도 브리핑을 받고 관계자들과 기술혁신 극대화를 위한 연구환경에 대한 의견을 나눴으며, 한미 양국의 국방과학기술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워싱턴(미국)=안영국기자 ang@etnews.com
-
안영국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