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금'은 MBC에서 2003~2004년에 방영한 조선시대 궁녀 서장금이 의녀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장금이의 사랑과 성장을 그린 드라마로, 국내 최고 시청률 57.8%를 기록했으며, 세계 87개국에 수출돼 한류 붐을 일으켰다. '대장금' 이후에도 한국 드라마의 수출이 이어졌지만 성장세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콘텐츠 산업 수출액(2021년 기준)은 124억달러로 가전(86억달러)·전기차(69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콘텐츠 수지(콘텐츠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금액, 2022년 기준)는 12억3500만달러 흑자로 관련 통계가 제공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이와 같은 K콘텐츠의 위상 강화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의 등장에 힘입은 것이 크다. 특히 넷플리스 등 글로벌 OTT 플랫폼은 '킹덤' '오징어 게임' '지옥' '더 글로리' 등 다양한 소재를 발굴하는 가운데 기존 콘텐츠의 단순한 유통을 넘어 자체 제작에 상당한 자원을 투자하면서 K콘텐츠가 글로벌로 확장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실시한 2022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콘텐츠 관련 업계는 글로벌 OTT 플랫폼이 K콘텐츠의 해외 진출 가능성을 확대시키고, 제작 시장 규모를 증대시켰으며, 제작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응답하는 등 K콘텐츠 산업에서 글로벌 OTT 플랫폼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편 수익 배분의 불공정성, 국내 콘텐츠 산업의 글로벌 OTT 플랫폼에 대한 종속성 등 글로벌 OTT 플랫폼의 국내 콘텐츠 산업에 대한 영향력 확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OTT를 위협이 아니라 기회 요인으로 활용해 K콘텐츠를 신성장 산업으로 한 단계 더 도약시킬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첫째 우리의 강점인 제작 역량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특히 체계적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창의적이고 실무 역량이 우수한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콘텐츠 제작에는 다양한 분야의 창의적 인재가 필요한데 현행 도제식 육성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제작 인력에 대한 처우개선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둘째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요인으로는 다양한 소재와 스토리, 연출이 시도됐기 때문이다. 표현 규제 등 창의성을 제약할 수 있는 규제는 최소화하는 가운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소재도 새로운 시각으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K콘텐츠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내 제작사의 제작 경쟁력과 협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콘텐츠가 창출한 수익을 국내 제작사도 배분받을 수 있도록 국내 제작사의 지식재산권(IP) 확보를 위한 자금 지원이 그 일례일 것이다.
또한 국내 OTT 플랫폼은 넷플릭스, 디즈니+ 등 해외 OTT 플랫폼에 비해 규모나 자금력에서 열악하기 때문에 국내 OTT 플랫폼이 K콘텐츠 제작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구자현 KDI 산업·시장정책연구부장 jahyun.koo@kd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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