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제값 받기"… 개발비 단가 올린다

SW 대가산정 가이드 내달 공개
3년 만에 FP단가 조정안 담아
개발자 임금·물가상승률 반영
업계, 공공사업비 인상 기대감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가 소프트웨어(SW)사업 개발비 책정 시 적용하는 기능점수(FP·펑션포인트) 단가 인상을 추진한다. 3년 만의 인상인 데다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인상 폭이 10%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SW산업계는 제값 받기의 일환이라며 환영했다.

KOSA는 FP 단가 인상안을 담은 'SW사업 대가산정 가이드' 2023년 개정판을 다음 달 공개하기로 했다. FP는 SW 기능별 단위를 정량적으로 측정, 전체 개발비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월 단위 투입 인력 수를 따지는 맨먼스(man/month) 방식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됐다.

KOSA가 민간 대표 단체로 물가상승률, SW 기술자 임금인상률, SW 개발 생산성 증감률 등을 참고해 FP 단가를 연구·발표한다. 공공, 민간 등 발주자는 KOSA가 발표한 FP 단가에 따라 SW사업 대가를 책정한다.

KOSA는 10년 전 SW사업 대가산정 가이드를 처음 발표한 후 2014년과 2020년 두 차례 FP 단가를 인상했다. 업계는 FP 단가가 SW 사업 대가 산정에 중요한 기준이 되는 만큼 해마다 오르는 물가와 임금상승률 등을 반영한 FP 단가 현실화가 필요하다며 지속해서 요구했다.

특히 코로나 기간 SW개발자 임금이 전반적으로 상승, 이 같은 상황이 반영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KOSA가 올해 FP 단가 인상을 추진하는 이유다.

중소 SW기업 대표는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게임사가 SW 개발자 연봉을 두 배 이상 올려 스카우트하는 상황에서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임금을 10∼30%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SW 개발비에서 비중을 가장 많이 차지하는 SW 개발자 임금이 증가했지만 SW 사업 대가는 이를 반영하지 않아 사업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KOSA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 이후 기업 디지털전환이 활발해지면서 SW 개발자 임금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면서 “임금인상률을 반영한 FP 단가 인상이 시급하다는 업계의 요구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가이드 개정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020년에 발표된 FP 단가는 2014년 대비 6.5% 인상된 55만3114원으로 책정됐다. 일각에서는 최근 3년 평균 물가·임금 인상 등을 감안했을 때 올해는 3년 전에 비해 10% 안팎 수준의 인상을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FP 단가 인상은 공공 SW 사업 대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공공 발주자는 기획재정부의 예산편성 지침에 따라 KOSA가 발표하는 SW사업 대가산정 가이드를 준용,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FP 단가가 인상되면 SW사업 금액도 오르는 효과가 생긴다. 물가 상승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SW 제값받기'도 속도를 낼 수 있다.

기재부 등 예산 당국과의 협의는 남아 있다. 올해 클라우드, 데이터 등 정보화 예산이 보수적으로 책정된 만큼 내년에도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수 있어 인상 폭은 줄어들 수도 있다.

KOSA 관계자는 “예산 당국을 비롯해 주요 부처와 FP 단가 인상률 관련 최종 조율 등을 거쳐 다음 달 최종 인상률이 확정될 것”이라면서 “SW 사업 대가 현실화와 제값 받기 초석을 마련하도록 업계 의견도 지속 청취하겠다”고 말했다.


〈표〉기능점수(FP) 기반 소프트웨어(SW)사업 대가 산정법

"SW 제값 받기"… 개발비 단가 올린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