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정의 CX 트렌드]〈 7〉 공간, 브랜드의 진정성을 전할 경험의 장소

이현정 HS애드 DX실장 mktbridge@hs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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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어떤 장소에 들어서는 찰나의 순간, 공간의 분위기를 느끼고 판단한다. 첫 인상에서 느껴지는 공간의 분위기, 그 분위기에 대한 감정적 반응이 사람들의 공간에 대한 선호를 좌우한다. 공간의 분위기는 고객의 소비 태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고객은 브랜드의 기능보다 경험을 소비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어 공간의 반응이 더욱 중요해졌다.

경험 소비의 대부분은 경험을 다양하고, 입체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공간에서 이뤄진다. 여기서 공간은 고객의 경험과 연결된 이벤트나 사건을 포함하는 장소를 말한다. 공간은 시간과도 연결돼 있다. 시간이 흐른 뒤에도 그 공간을 떠올리거나, 다시 마주하거나, 연결된 무언가를 보면, 공간과 함께 기억이 하나씩 떠오른다. 공간과 시간을 통해 고객은 경험을 소비하고, 자신의 기억으로 담아둔다.

미국 사회학자 레이 올든버그는 저서에서 제3의 공간을 언급했다. 제1의 공간은 삶을 영위하는 가장 기본적 공간인 집, 제2의 공간은 직장이다. 제3의 공간은 휴식과 재충전을 할 수 있는 편안한 비공식적 공공장소로 규정했다. 여기에 물리적 공간과 디지털 기술이 연결된 제4의 공간으로 확장이 필요하다. 제4의 공간은 인간과 공간이 양방향으로 교류하고 반응하는 공간, 실제와 가상이 융합해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공간을 말한다.

물론 그 공간은 물리적 공간을 넘어선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의 공간, 또는 브랜드 웹·앱 플랫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이 될 수 있다.

물리적 공간이든 디지털 공간이든 공간에는 콘텐츠, 그리고 사람이 함께해야 한다. 스타벅스는 제3의 공간을 기준에 두고 인테리어와 소품, 커피와 음악으로 공간을 만들어 갔다. 그리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고객이 어디에 있든 상관없이 고객과의 연결을 강화하기 위해 앱을 활성화했다. 여기에 고객 반응이 더해져 커피 값이 비싸지만 눈치보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성장했다.

소비 행태의 큰 변화 중 하나는 경험 소비다. 경험 소비 중 여행은 비용이나 시간 등의 부담이 있어,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실현 가능한 행복에 초점을 둔 경험이 하나의 사회적 트렌드가 됐다. 특히 엔데믹 이후 ‘작은 경험’ 소비에 대한 MZ세대의 관심은 더 많아지고 있다.

물리적 거리에 상관 없이 자연스러운 공간에서 진정성 있는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험은 브랜드가 제공하는 서비스나 기능적 품질과 더불어 중요한 구매의사결정의 기준이 된다.

때문에 많은 기업이 경험 소비의 대상이 되는 공간을 브랜드의 플랫폼으로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공간과 브랜드가 연결되고, 고객의 시간을 통해 경험으로 기억 될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좋은 경험은 즐거움으로, 나쁜 경험은 언짢은 기억으로, 일상적이고 평범한 경험은 쉽게 잊혀진다.

브랜드가 공간을 매개로 고객의 경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개선하고, 대처해야 하는 이유다. 공간을 고객 경험을 위해 활용하려면 먼저 왜 그 공간을 만들어야 하는지, 공간을 매개로 고객은 어떤 경험을 하기를 원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 경험은 고객의 기억 속에 저장되고, 그 기억은 특정한 계기가 있으면 언제든지 회상된다. 공간의 경험이 브랜드와 연결되면 브랜드에 있어 이보다 더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있을 수 있을까?

이현정 HS애드 DX실장 mktbridge@hsa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