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K팝 가수들의 콘서트가 다시 하나 둘 열리기 시작했음에도 K-팝 태국팬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티켓 가격이 지나치게 오른 탓이다. 최근에는 가장 비싼 티켓이 58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최근 태국 매체 MGR온라인에 따르면, 올해 태국에서 판매된 K팝 콘서트의 평균 가격은 5270밧(약 20만 6700원)으로, 코로나19 사태 직전해인 2019년 4470밧(약 17만 5300원)과 비교하면 17.9% 올랐다.
또한 기존에는 객석에 따라 K팝 콘서트 티켓 가격이 최소 1500밧(약 5만 8800원)에서 시작해 최대 6000밧(약 23만 5300원) 정도에 머물렀다.
그러나 지금은 최대 가격 역시 치솟았다. 당장 오는 27~28일 열리는 걸그룹 블랙핑크의 월드투어 ‘본 핑크’(BORN PINK) 콘서트의 VIP 티켓 가격은 1만 4800밧(약 58만 900원)에 이른다. 올 2월 방콕에서 열린 보이그룹 스트레이키즈의 콘서트 티켓도 최고 8500밧(약 33만 3600원)에 달했다.
이에 현지 팬들은 콘서트 티켓 가격이 태국 최저 소득에 비해 너무 비싸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일부는 지난해 10월 소비자보호원에 찾아가 문제를 제기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최 측은 K팝 팬들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라는 해시태그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다만 소비자보호원은 콘서트 티켓 판매업체 등을 불러 소비자 보호 방안을 논의했지만, 정부가 가격을 규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가격이 오르는 것은 시장 매커니즘에 따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또, 매체는 콘서트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가격 상승에는 후원 비중의 하락도 있다고 전했다. 10년 전에는 콘서트 비용의 70%를 스폰서의 후원으로 충당했으나, 지난 7~8년 동안은 스폰서 후원 비중이 평균 30%에 머무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치권에서도 문제 제기에 나섰다. 프아타이당 총리 후보 세타 타위신은 최근 트위터를 통해 “한국 가수 콘서트 티켓 가격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팬이지만 돈이 없는 이들이 이 가격에 마주할 것을 생각하면 안타깝다”며 “지금이라도 국가가 나서서 티켓 가격을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원을 늘려 공급을 늘려야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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