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셔틀외교, 복원 넘어 성과 집중해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우리나라를 찾았다.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한 것에 대한 답방 차원이다. 한일 ‘셔틀외교’가 12년여만에 재개됐다는 평이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서울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참배했다. 일본 현직 총리의 현충원 참배는 2011년 노다 요시히코 총리 이후 처음이다. 기시다 총리로서는 나름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현지 언론도 앞서 기시다 총리의 현충원 방문 계획이 예고되자 “셔틀외교를 재개한다는 자세를 한국 측에 보여주려는 목적”이라고 해석했다.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방한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기시다 유코 여사가 7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 현충탑을 참배하고 있다.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방한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기시다 유코 여사가 7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 현충탑을 참배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지난 방일 때 여러 차례 관계 회복을 위한 제스처를 보냈으니 일본도 이에 맞춰 호응했다. 양국 협력 강화를 위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안보뿐 아니라 첨단산업, 과학기술 분야 등에 대해서도 심도 깊게 논의했다. 두 나라 모두 제조업에서 강점을 지녔고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 시장의 특성상 일부 분야에서는 첨예하게 경쟁하지만 교류협력할 분야도 적지 않다. 이때문에 지난 3월 윤 대통령 방일 때 우리나라 4대 그룹 총수가 동행했고 이번 기시다 총리 방한 기간 중에도 우리 경제계와의 만남이 예상된다.

다만 셔틀외교 재개가 ‘복원’이라는 정치외교적 상징성 확보에만 그쳐서는 곤란하다. 단순한 복원을 넘어 우리 국민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실제 성과를 도출하는 과정으로 이어져야 한다.

한일 관계 특성상 어떤 사안이 발생하더라도 찬반 여론이 부딪힌다. 경제 분야도 마찬가지다. 우리 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쪽으로 셔틀외교를 이어가야 한다. 교류협력이라는 대외 명분 확보에 매달린 나머지 실익을 놓쳐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