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알뜰폰 보조금 의존 우려된다

Businessmen in tug-of-war game outdoors, vector illust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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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3사가 알뜰폰 사업자를 대상으로 판매장려금(보조금)을 늘리고 있다. 이통사가 가입 회선당 최대 27만원까지 지원하자, 알뜰폰 무약정 ‘0원 요금제’가 속출하고 있다. 9일 기준 알뜰폰허브에서 판매 중인 ‘0원 요금제’ 상품이 71개에 이를 정도다. 이통사 보조금 경쟁이 늘면서 ‘0원 요금제’도 증가하고 있다.

알뜰폰은 이통사 보조금으로 ‘0원 요금제’ 손실분을 상쇄하고 있다. 이통3사가 알뜰폰 시장에서 자사망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보조금을 늘리고, 알뜰폰은 가입자 유치는 물론 이탈을 막기 위한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자급제폰 선호 및 가성비를 중시하는 젊은세대가 알뜰폰 수요층으로 자리매김하며 가입자가 지속 증가함에 따라 이통사와 알뜰폰간 이해관계가 부합된 결과다.

하지만, 이동통신(MNO) 시장에서의 지원금 경쟁이 알뜰폰(MVNO) 보조금 경쟁으로 이동해 ‘풍선효과’를 부채질하는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알뜰폰 또한 이통사 보조금 지원에 의존해 가입자 유치 경쟁에만 집중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장기적 성장 모델이라고 할 수 없다.

과거에도 이통사는 알뜰폰을 통해 보조금 지급 등 수차례 과열 마케팅 경쟁을 벌인 바 있다. 이통사가 언제까지 보조금 지원을 지속할 지 장담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이통사 보조금이 중단되면 알뜰폰이 ‘0원 요금제’를 내놓을 수 지 궁금하다.

알뜰폰 본래 취지는 통신비 부담을 완화하고 과점 시장인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는 것이었다. 올해 가입자 1300만명 시대를 연 알뜰폰은 연내 이통시장 점유율 20%대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사 보조금에만 의존하는 알뜰폰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을 지, 이통 시장 경쟁 촉진의 변수가 될 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