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용자는 블록체인 기반 P2E 게임을 합법적으로 이용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온라인 포털과 블로그, 유튜브 등에서는 가상사설망(VPN)을 활용해 해외 출시된 블록체인 게임에 접속하는 방법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커뮤니티 등에는 게임 속 가상자산 획득과 환전 정보도 공유된다. 법원이 P2E 게임 국내 서비스에 철퇴를 내리고, 정부도 불허 방침을 고수하고 있지만 이용자가 원하면 누구나 쉽게 규제를 우회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넷마블 모두의 마블2: 메타월드 또한 국내에서 접속하거나 설치파일을 내려받을 수 없다. 그럼에도 게임 인터페이스와 캐릭터 음성, 이벤트 안내 페이지 등은 한국어를 완벽하게 지원한다. 구글 플레이에서는 한글로 된 게임 소개와 트레일러 영상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서비스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P2E 게임에서 유통되는 토큰이나 NFT도 게임산업법에서 금지하는 ‘환전 가능한 불법 경품’에 해당한다고 본다. P2E 게임에 대한 국내 게임등급 분류거부 역시 이에 근거한 조치다. 올 초에는 블록체인 게임사가 제기한 소송 관련, 법원으로부터 P2E 게임 등급분류 취소 처분이 합당하다는 판결을 받았다.
다만 올들어 P2E 게임을 바라보는 정부에 전향적인 기류가 일부 감지된다. ‘사행성’에 대한 우려로 ‘금지’에 쏠려있던 무게중심이 점차 글로벌 경쟁력과 혁신성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국무조정실 산하 규제혁신추진단이 ‘NFT 활용 P2E 게임 문제점 및 선결과제 파급효과’ 조사가 포함된 게임산업 규제 개선 및 진흥 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첫 디지털 전략 ‘문화디지털혁신 기본계획 2025’에는 ‘웹3 지향 게임 제작 플랫폼 기술 개발’ 지원책이 게임 산업 관련 사안으로 언급돼 주목받았다.
문체부는 ‘P2E 민관상설협의체’도 구성해 운영 중이다. 기존 P2E TF에 법조계와 한국게임산업협회, 학계, 게임사 등을 더해 P2E 게임 관련 폭넓은 논의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게임사가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을 잘 개발한다면 글로벌 시장 공략을 확대할 기회를 잡게 될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무조건 막으려고만 할게 아니라 신기술을 활용하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
박정은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