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올해 ‘인공지능(AI) 컴퍼니’ 전환을 가속화한다. 다음달 자사 AI 에이전트 ‘에이닷’을 대규모 업데이트하고 글로벌 얼라이언스 구축도 마무리한다. 급변하는 생성형 AI 시장에 대응해 자체 기술 고도화와 외부 빅테크 기술 협력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한다.
김진원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0일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AI 기술 진화 속도가 빨라지고 서비스 활용 범위도 점점 넓어지고 있다”면서 “자체 AI 모델 고도화를 위한 기술 투자와 함께 챗GPT 관련 국내외 기업과 제휴해 AI 기술을 스케일업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오는 6월 에이닷을 감성과 지식을 갖춘 초거대 언어모델(LLM)로 개편한다. 지난달 지분 투자한 스캐터랩과 협력모델이다. 기존 180억개 매개변수를 상반기 중 390억개로 확대한다. 언어 모델 고도화의 핵심기술인 인간 피드백 기반 강화학습(RLHF)도 적극 활용한다.
또 사용자환경(UX) 개편으로 개인화 기반 홈 화면을 도입하고 14세 미만 가입을 허용해 진입 장벽도 낮춘다. 통화내역 브리핑이 가능한 AI전화 등 특화 서비스도 장착한다.
해외기업과 협력도 본격화한다. 손인혁 SK텔레콤 에이닷추진단 프로젝트관리책임자(PMO)는 “MWC 2023에서 해외 이동통신사와 차별화된 AI 서비스를 공동 구축하기 위한 얼라이언스를 제시했다”며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투트랙 전략을 바탕으로 올해 ‘AI 컴퍼니’로 본격 도약에 나선다. 김 CFO는 “국가적 차원의 기술 종속성 이슈로 인해 우리만의 초거대 언어모델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기술과 챗GPT 등 거대언어 모델이 나오는 만큼 빅테크와 협업하는 투트랙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고객·기술, 시공간, AI전환(AIX), 핵심사업(Core BM),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 5대 영역 중심으로 혁신을 가속화한다. 산업·사회 전반에 AI 대전환을 선도하는 ‘AI to Everywhere(AI를 모든 곳에)’ 전략이다.
신규 출시한 5G 중간요금제에 대해서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했다. 김지형 SK텔레콤 통합마케팅전략 담당은 “5G 요금제 다양화는 이용자 만족도 확대와 고객 리텐션 제고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5G 가입자 수는 1분기 기준 1415만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61%에 달했다. 다만 중장기 관점에서 신규 요금제 효과가 나타나는 만큼 추가 요금제 출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정부의 제4 이통사 추진에 대해서도 28㎓ 주파수 할당 공고가 나오는 6월 이후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공시한 SK텔레콤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대비 14.4% 증가한 4948억원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2% 증가한 4조3722억원, 당기순이익은 37.2% 늘어난 3025억원으로 집계됐다. 본업인 이동통신(MNO)과 미디어·엔터프라이즈 등 신사업 부문 고른 성장에 힘입어 시장 전망을 웃도는 성적을 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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