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동부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 전선에서 러시아 육군 최정예 부대인 제72자동소총여단을 격퇴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러시아군도 퇴각 사실을 일부 인정하면서 민간 용병기업 대원 500명을 잃었다고 시인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 올렉산드르 시르스키는 이날 바흐무트 일부 지역에 있던 러시아 부대들이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으로 2km 이상 후퇴했다고 전했다.
바흐무트는 지난 겨울 러시아 대공세의 주요 표적 가운데 하나로 러시아가 자국 영토로 병합을 선언한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를 완전히 장악하는 데 필요한 요충지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짧은 기간에 가장 많은 사상자가 나온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장장 11개월간 이어진 러시아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는 일종의 방어 작전을 펼쳤고, 러시아가 일부 물러나는 성과를 거뒀다는 설명이다. 우크라이나군 장교들은 러시아군 부대 교체 투입 중 해당 작전을 수행해 러시아 전선의 약한 고리를 노렸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인 9일 러시아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와그너)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발언과 대부분 일치한다.
프리고진은 “우리 군이 도망치고 있다”며 “제72자동소총여단은 오늘 아침 3km를 버렸고 그곳에서 병력 500명가량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리고진은 러시아 국방부가 약속을 어기고 바그너 측에 필요한 탄약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탄약이 없는 상황에서 ‘고기 분쇄기’의 날은 반대로 돌아갈 것이다. 우크라이나 군은 바그너를 파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우익 의용대 ‘아조우 대대’의 창설자 중 한명인 안드리 빌레츠기도 프리고진이 밝힌 피해 사실이 맞다고 인정하면서 “폭 3㎞, 깊이 2.6㎞ 영토 내에서 수행됐고 해당 영역은 러시아 점령군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됐다”고 말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동부사령부는 러시아 여단이 심각한 손실을 보았다면서도 바흐무트에 주단한 러시아 여단 전체를 무너뜨리진 못했다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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