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구팀이 원숭이가 생각만으로 로봇 팔을 조종하게 만드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중국 난카이대 인공지능 학부 연구진은 원숭이를 이용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rain-computer interfaces·이하 BCI)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BCI(BMI) 기술은 뇌의 전기 신호를 이용해 컴퓨터같은 외부 장치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뇌에 칩을 직접 심는 일종의 ‘뇌 임플란트’ 기술인 ‘침습적’ 방식과 두피 등 외부에 부착하는 ‘비침습적’ 방식이 있다.
침습적 방식은 뇌파가 정확하게 전달되는 대신 감염과 뇌 손상 위험이 있고, 비침습적 방식은 두개골을 개방하지 않아 안전한 대신 뇌파 정확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침습적 방식의 대표적인 예가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의 ‘뇌 임플란트’다.
난카이대 연구진은 두 방식의 중간인 ‘중재적 BCI’ 기술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왼숭이 뇌에 직접 칩을 심는 대신 목에 있는 경정맥(얼굴과 머리의 정맥혈을 심장으로 보내는 혈관)에 스텐트를 삽입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컨테이너에 고정된 원숭이는 생각만으로 멀리 떨어진 로봇 팔을 조종하고 자신이 원하는 먹이를 입 앞으로 가져왔다.
연구진은 침습적·비침습적 방식의 단점을 보완해 비교적 안전하면서도 뇌파 측정의 정확도를 높였다면서 “인간을 제외한 BCI 실험이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자평했다.
다만 ‘세계 최초’라는 중국 연구진의 주장과 발표가 있기 전부터 다른 회사들도 BCI 기술을 테스트했고 효과를 입증했다.
지난 1월 미국의 BCI 업체 이너 코스모스는 머리에 붙여 우울증을 치료하는 칩을 공개했다. 하루에 한 번 두피에 칩을 붙이면 전두엽 피질에 전기 자극을 보내 우울증을 치료하는 비침습적 BCI 약이다.
또한 뉴럴링크의 경쟁사로 알려진 싱크론(Synchron)은 난카이대와 비슷한 기술을 이미 호주, 미국 등지에서 환자들에게 사용해 효과를 봤다.
싱크론은 지난 202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중증 마비 환자들을 대상으로 영구적 이식이 가능한 BCI 임상시험을 허가받았다. 또한 2021년에는 루게릭병으로 손을 움직이기 어려운 환자가 싱크론으로부터 칩을 이식받아 SNS에 글을 남기기도 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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