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봄철 대반격?...젤렌스키 “시간 걸린다… 지금 가능하지만 희생 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트위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트위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봄철 대반격과 관련해 “전투 여단들은 준비를 끝마쳤지만 지금 당장은 희생이 크다.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유럽 국영 방송사들을 위한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현재 서방으로부터 약속 받은 원조를 기다리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들로부터 훈련을 받은 전투 여단들이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지만 군에는 장갑차를 포함해 아직 몇 가지가 여전히 필요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대반격은) 서방으로부터 받은 무기와 장비들이 전장에서 어떤 이득을 가져올지 증명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이는 한편, “하지만 우리는 많은 사람을 잃게 될 것이다. 그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기다려야 한다.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는 기밀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빼앗긴 점령지를 탈환하기 위한 ‘봄철 대반격’을 예고해 왔다.

실제로 최근 우크라이나의 반격 작전이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징후가 잇따라 포착됐다. 양측의 군사 공격 강화와 우크라이나 접경한 러시아 서부 도시에서 발생한 폭발과 이에 따른 열차 탈선 사고 등이다.

이에 따라 러시아군은 방어 진지를 이동하는 등 우크라이나 대반격에 대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군은 루한스크와 도네츠크 동부 지역에서 남쪽 자포리자와 헤르손까지 1450km에 이르는 전선을 따라 방어를 강화하기도 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토 양보를 전제로 하는 평화 협상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했다. 그는 “누구도 우크라이나에게 영토를 양보하라고 압박할 수는 없다. 세계 어느 나라가 푸틴에게 영토를 내줘야 하겠나”라고 말했다.

또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4년 재선에 실패할 경우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지지를 잃을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도 일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미국 의회의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내년 대선 때 우리가 어디에 있을지 누가 아는가. 그때까지는 우리가 승리할 것으로 믿는다”라고 말했다.

지난 3일 러시아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라고 규정한 크렘린궁 무인항공기(드론) 공격에 대해서는 러시아의 ‘가짜 깃발’ 작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기 위한 러시아의 ‘명분 쌓기’라는 설명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들은 끊임없이 ‘’너희가 우리에게 이렇게 했으니, 우리도 너희에게 이렇게 한다’는 식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고 있다”면서 “그러나 그것은 효과가 없다. 러시아의 선전가들도 그것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