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보다 비쌌던 ‘포터 EV’ 중고차 시세 500만원↓

신차 실구매 가격보다 높은 중고차 시세를 형성했던 1톤 전기 트럭 중고차 시세가 이달 들어 최대 500만원 하락했다.

14일 전자신문이 중고차 플랫폼 엔카닷컴에 올라온 현대차 ‘포터 일렉트릭’과 기아 ‘봉고 EV’를 분석한 결과 중고차 시세가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엔카닷컴에 등록된 포터 일렉트릭 2022년식 중고차 매물. 엔카닷컴 캡처
엔카닷컴에 등록된 포터 일렉트릭 2022년식 중고차 매물. 엔카닷컴 캡처

포터 일렉트릭과 봉고 EV의 5월 중고차 평균 시세는 작년 11월 대비 500만원가량 하락했다. 2021년식 주행거리 2만km대 매물은 2600만원에서 2100만원으로 19.2%, 2022년식 주행거리 1만km대 매물은 2800만원에서 2300만원으로 17.8% 각각 감소했다.

이처럼 중고차 시세가 급격히 하락한 것은 올해 들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완화되며 최장 1년까지 걸렸던 신차 출고 기간이 1~2개월 내로 정상화됐기 때문이다. 현대차 5월 납기표에 따르면 포터 일렉트릭을 이달 신차로 계약하면 2개월 내 출고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매 보조금을 받아 빠르게 신차를 출고할 수 있게 되면서 굳이 중고차를 살 이유가 없어졌다. 포터 일렉트릭(4375만~4554만원)을 서울에서 구매하면 국비 1200만원, 지방비 400만원을 더해 총 1600만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2000만원 후반대에 신차 구매가 가능한 셈이다.

지난 수년간 1톤 전기 트럭 보급 대수가 급증하며 자연스레 매물이 늘어난 것도 시세가 하락한 이유다. 엔카닷컴에 등록된 포터 일렉트릭과 봉고 EV 매물 수는 작년 말 400여대에서 이달 500여대까지 증가했다. 충전 불편함을 호소하는 보유자가 늘면서 매물 수는 매달 늘어나는 추세다.

중고차 시세가 하락하고 매물이 늘어나는 가운데 구매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1톤 전기 트럭 신차 인기는 여전하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상용 전기차 신차 등록 대수는 1만5032대로 작년 동기 대비 71.5% 증가했다. 이 가운데 포터 일렉트릭은 7401대, 봉고 EV는 6757대로 전체 판매량 중 94.2%를 점유했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시세는 수요와 공급이 비례한다. 올해 들어 1톤 전기 트럭 신차 출고 기간이 짧아지며 시세 역시 하락세를 보인 것”이라면서 “시세에 거품이 빠지고 매물이 늘면서 합리적인 가격의 신차급 중고차를 찾는 소비자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