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인상과 근무 여건 개선을 요구하는 미국 작가들 파업이 보름째 접어드는 가운데 ‘배드시스터즈’ 제작자인 샤론 호건 등 새로운 지지자들이 파업에 합류하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버라이어티가 보도했다.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협상 타결 전망은 밝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작가조합(WGA) 소속 할리우드 영화 및 방송 프로그램 작가 1만1500여명은 영화·TV 제작자연맹(AMPTP)과의 임금인상 교섭이 결렬되자 지난 2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WGA가 총파업에 들어간 건 16년 만이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을 통한 스트리밍 서비스 경쟁으로 콘텐츠 붐이 일며 노동 강도는 세졌지만, 작가들 처우와 노동환경은 악화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WGA 주장이다. 동영상 스트리밍 시대를 연 넷플릭스가 작가들 직업을 지속 가능하지 않도록 여건을 조성했다며 넷플릭스의 책임이 크다고 봤다. 넷플릭스는 시청 데이터를 선별적으로 제공 중이다. 콘텐츠 인기순위 등만 알 수 있다.
CNN은 “스트리밍 시대가 도래하며 시청률 및 데이터 조사의 대명사로 불리는 닐슨과 같은 확실한 데이터가 제공되지 않고 있어 작가와 스튜디오 간 불신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작가들은 챗GPT와 같은 생성 인공지능(AI)이 새 대본을 쓰거나 작가 대본을 각색하는 등 작가 고유 영역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보장해달라고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본 제작에 AI를 전방위적으로 활용하려는 대형 제작사들은 이 같은 주장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작가들이 파업에 돌입하면서 수많은 TV 시리즈 및 영화 집필이 중단되고 있다.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 마지막 시즌도 제작이 연기됐다. 워너브러더스가 제작 중인 시리즈 ‘왕좌의 게임’ 스핀오프 집필 또한 잠정 중단됐다.
한편 작가들 파업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길드와 스튜디오를 대신해 협상하는 그룹인 AMPTP와의 새로운 회담이 아직 예정돼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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