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 한복판에서 IT 재벌을 대상으로 일어난 흉기 살인 사건이 반전을 맞았다. 피해자와 용의자가 복잡한 치정 관계로 얽혀 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부터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저널(WSJ)은 ‘캐시앱’(Cash App) 창업자 밥 리 피살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과 피해자와 용의자의 가족, 지인 등의 증언을 종합해 이같이 전했다.
피해자 리는 구글 개발자 출신으로 미국 모바일 결제 서비스 ‘캐시업’을 공동 창업해 재벌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그런 그가 지난달 3일 오후 샌프란시스코의 길거리에서 흉기에 찔려 살해당하자, 일각에서는 재벌도 피할 수 없는 ‘거리 폭력’이라며 불안한 자국 치안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경찰은 이 사건 용의자를 IT 컨설팅 회사를 운영했던 니마 모메니로 특정하고 지난달 중순 체포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가 시작되면서 예상과 다른 범행 동기가 하나 둘 드러났다.
WSJ는 리의 지인을 인용해 “일부 부유한 IT 업계 인사들이 공유하는 비밀 파티 모임이 있다. 오락처럼 마약을 즐기고 일상처럼 문란한 성행위가 이뤄지는 곳”이라며 리가 이 파티의 일원이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부검 결과 리의 몸에서는 코카인, 케타민 등 복수의 마약이 검출됐다.
또한 이 모임에는 용의자 모메니의 여동생인 카자르 모메니도 속해 있었는데, 리와 불륜관계에 있었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리는 자신들의 지인에게 카자르를 ‘쉬운 잠자리 상대’라고 지칭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메니가 사건 당일 리와 만난 이유도 동생 카자르와 관련한 문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모메니는 리에게 동생이 마약을 복용하는지 등을 따져 묻기도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또, 리는 모메니의 여동생과 만나기 전인 3년 전에는 모메니의 전 여자친구와도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리의 전 부인은 리가 파티광이었다는 소문을 부인하며 설사 마약을 복용했더라도 우울증 증세 때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모메니 측 변호인도 “모메니의 여동생과 리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며 “다른 사람들이 그들의 관계에 대해 어떤 말을 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불륜 가능성을 일축했다. 또한 살인에 대해 완전 무죄를 주장했다.
만약 유죄로 판결될 경우 모메니는 최대 징역 26년을 선고받게 된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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