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인류의 생존과 기업의 역할

남의조 투테크 대표
남의조 투테크 대표

필자는 레이저로 라벨에 직접 인쇄해 리본·잉크와 같은 소모품을 사용하지 않아 폐기물을 발생시키지 않는 친환경 라벨프린터를 개발, 국내외로 판매하는 벤처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외 판매를 위해서는 각종 인증을 받아야 하고, 또한 제품에 유해물질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RoHS (Restriction of the use of Hazardous Substances in EEE) 인증도 받고 있다. RoHS 제도는 2003년 유럽연합 WEEE (Waste Electrical and Electronic Equipment) 에서 제정·공포된 이후 환경이슈에 따라 점차 확대되는 상황이다. 약 20년간 사업을 하며 이러한 환경물질을 배제시키고 제품을 제조했다. 기업은 친환경 제품을 만들고 이러한 흐름으로 인해 인간은 점차적으로 유해물질로부터 보호되고 있다.

현재 인간이 제품의 유해물질로부터 보호되고 있는 상황에서 2023년 유럽은 또 하나의 도전을 시작한다. 지구 온난화를 막아 인류를 생존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다름아닌 탄소국경조정제도 (CBAM, 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다. 2023년 10월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 유예기간을 거처 2026년 1월 1일 본격 시행되는 제도로, 유럽 이외 지역에서 유럽으로 제품이 유입될 때 제품을 제조하면서 탄소를 얼마나 배출했는가에 대해 일종의 세금을 부과해 관세장벽을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되는 구조다. 유예기간에는 제품을 제조하면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에 대한 자료를 수입자가 수입국 정부에 제출해야 하지만 자료는 수출자가 공급해야 할 것이며, 탄소세 또한 수입자가 부담해야 되지만 이 또한 수출기업에 부담으로 돌아와 수출을 힘들게 할 것이다. 아직은 시멘트, 철강, 알루미늄, 비료, 전력 등과 같은 품목만 적용되지만 앞으로 품목을 늘릴 것은 자명하다.

국내 중소기업은 어렵게 기술개발해 제품을 판매하려 하니 각종 인증과 유해물질, 특허, 인플레이션감축법 (IRA, Inflation Reduction Act), 탄소국경조정제도 등과 같이 제품 성능과 품질 이외의 것들까지 관리하니 너무나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 특히 미국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까지 적용해 자국만을 위한 정책을 펴고, 유럽은 탄소국경조정제도를 적용해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중소기업은 이러한 장벽을 쫓아가기에 인력, 자본이 부족하고 원자재가격, 환율, 인건비까지 높아져 사면초가에 놓여 있다. 탄소국경조정제도는 2025년 12월 31일까지 유예기간이라도 탄소배출량 보고서는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제품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계산하는 방법, 교육, 실시 인력 등에 대한 투자가 빠르게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 회사에서도 근래 탄소국경조정제도에 대한 정부지원 교육을 받고, 시급성을 느끼고 대응하는 방법을 찾고 있는 것처럼 보다 많은 기업이 이러한 제도에 대해서 빠르게 준비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기업은 20년전에 RoHS 제도 시행에 따라 유해물질에 대한 규제에 대응하며 성장했고, 이제 2023년부터 새로운 규제인 탄소국경조정제도가 시작됨에 따라 기업은 시대적 흐름을 인지하고 기업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성능, 품질과 더불어 지구환경에 해가 되지 않는 기업이 되어 인류가 영원히 생존하는데 다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남의조 투테크 대표 sanma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