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길이만 117m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비행기’가 또 다른 이정표를 세웠다.
이번에는 공중에서 시험용 기체를 분리하는 데 성공해 극초음속 비행기 실용화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미국 항공회사 스트라토론치는 지난 13일 시험 비행에서 대형 항공기 ‘록’(Roc)을 일정 고도까지 상승시킨 뒤 시험용 기체 ‘탈론-0’를 낙하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스트라토론치의 록은 ‘세계에서 가장 큰 비행기’라는 별명을 가진 초대형 항공기다. 주날개 폭은 117m로 대형 항공기 보잉747(68m)의 약 1.7배에 이른다. 길이는 73m, 높이는 50m, 무게 227톤(t)에 달한다. 웬만한 축구 경기장(FIFA 공식 크기 105m*68m)보다 큰 비행기다.
이 거대한 항공기는 일반적인 여객용이 아닌 공중에서 극초음속 항공기를 발사하는 목적으로 설계됐다. 하늘에서 항공기를 출격시키는 ‘공중항공모함’(Sky Aircraft Carrier)인 것이다.
록은 지난 13일 캘리포니아 소재 비행장에서 11번째 시험 비행에 나섰다. 처음으로 극초음속 항공기 역할의 시험용 기체 ‘탈론-0’를 두 쌍둥이 동체 가운데에 실은 상태였다.
목표 지점까지 올라간 록은 탈론-0를 분리했고 같은 비행장에 착륙했다. 총 비행 시간은 4시간 8분이었다. 록에서 분리된 탈론-0는 시험용으로 엔진이 없기 때문에 활공하며 서서히 캘리포니아 바다에 떨어졌다.
스트라토론치의 수석 엔지니어링 이사 스콧 슐츠는 이날 스페이스닷컴과 통화에서 “이번 시험 비행에서 모든 목표를 달성했다”며 “정말 정말 환상적인 하루였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스트라토론치는 몇 달 안에 극초음속 비행기 ‘탈론-A’를 탑재한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마하5에 달하는 극초음속 비행기가 민간 여행에 활용되면 현재 10시간 걸리는 인천~로스앤젤레스(LA) 비행이 2시간 안팎으로 줄어들 수도 있다.
한편, 스트라토론치는 지난 2011년 지구 저궤도에서 위성을 공중 발사하기 위한 목적으로 록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후 스페이스X의 재활용 가능한 대형 발사체와 가격 경쟁에서 밀리면서 업체는 록의 역할을 극초음속 비행기를 쏘기 위한 공중 발사장으로 바꿨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