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히브리 성경, 507억원에 낙찰

3810만 달러(약 507억원)에 낙찰된 코덱스 사순. 사진=소더비
3810만 달러(약 507억원)에 낙찰된 코덱스 사순. 사진=소더비

약 1100년 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히브리어 성경책이 우리돈 507억원에 팔렸다. 경매로 거래된 고문서 가운데 역대 2번째로 비싼 금액이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코덱스 사순’이라는 명칭으로 알려진 이 성경이 이날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3810만 달러(약 507억원)에 낙찰됐다.

총 24권의 소책자로 구성된 코덱스 사순은 두께 13cm, 무게 12kg의 초대형 서적이다. 코덱스 사순이라는 명칭은 1929년 당시 영국 화폐로 350파운드에 이 책을 구입해 50년 가까이 소장한 유대계 재벌 사순가(家)에서 유래됐다.

코덱스 사순은 9세기 말~ 10세기 초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단 8장을 제외한 396장의 양피지가 온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유대인들에게는 ‘타나크’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구약성서도 포함돼 있다.

이번 경매에 나온 코덱스 사순은 현존하는 히브리어 성경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온전한 상태로 알려져 고문서 경매가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코덱스 사순은 2021년 거래된 미국 헌법 초판본 거래가를 뛰어넘지는 못했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켄 그리핀은 2년 전 미국 헌법 초판본을 4320만 달러(약 575억 원)에 낙찰 받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고문서 기록을 세웠다.

다만 코덱스 사순은 마이크로소프트(MS) 빌 게이츠가 3080만 달러(약 410억 원)에 구입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노트 ‘코덱스 레스터’보다 비싼 가격에 팔렸다.

코덱스 사순의 낙찰가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위치한 ANU박물관을 후원하는 미국의 독지가 단체다. 단체는 낙찰받은 성경을 ANU 박물관에 기증할 예정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