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파이낸셜이 저축은행중앙회와 대환대출 중개수수료를 1% 미만으로 책정했다. 이달 말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플랫폼 중개수수료 인하 정책이 업체 간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은 저축은행 업계 대환대출 중개수수료를 0.8%로 책정했다. 대환대출플랫폼은 애플리케이션과 온라인에서 현재 보유한 대출보다 더 낮은 금리의 타 업계 대출을 조회 후 바로 갈아탈 수 있는 서비스다. 특정 플랫폼에서 대출상품 갈아타기를 실행하면, 금융사가 대출 실행액에서 일부를 플랫폼에 중개수수료로 지불한다.
대환대출플랫폼 중개수수료는 플랫폼과 제휴 금융사 간 계약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1~2%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네이버파이낸셜은 1% 미만으로 중개수수료를 낮추고, 저축은행 업계는 수수료 인하분을 대출 금리 인하로 연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 이자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업계는 네이버파이낸셜의 파격적인 중개수수료 정책이 핀테크 업계 치킨게임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낮은 수수료 정책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대환대출 플랫폼 조회 수수료가 건당 15원으로 확정되며 부담을 주는 상황에서 수수료 인하 경쟁이 더해지며 대환대출서비스 수익성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대환대출서비스 빅테크 독식 문제도 심해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낮은 수수료가 이득이기에 자본력을 바탕으로 중개수수료 인하 경쟁을 펼치는 빅테크 업체로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미 대형 빅테크 위주로 업무제휴가 이뤄지며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가 대두되는 가운데, 중소핀테크업체들은 수수료 경쟁력에서도 밀려 제휴사 계약이 쉽지 않을 것을 예상된다.
일부 중소 플랫폼사들은 아직까지 제휴사를 한 곳도 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업체는 중개수수료를 받지 않을테니 입점만 해달라는 식의 읍소를 할 정도로 서비스 개시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수수료를 공격적으로 낮춰버리면서 시장에 암묵적인 수수료율 기준을 정해버릴 수 있다”면서 “금융당국이 중개수수료 하한가 규정이라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는 업계에 과도한 수수료 인하 경쟁이 치킨게임으로 변질되지 않게 저축은행중앙회와 은행연합회 등과 논의할 계획이다. 핀산협 관계자는 “중개 수수료는 양사간 비즈니스 영역으로 제재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서비스 정착과 시장 안정화를 위해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
-
정다은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