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사내독립기업 쿠루(KooRoo)가 올 하반기 배터리 교환형 스테이션(BSS) 사업을 시작한다. 전기이륜차 배터리를 20초 내 교환하는 서비스로, 전기이륜차 제조사 8곳과 협력해 같은 배터리를 사용하는 24개 모델 대상으로 시작한다. GS리테일과 협업해 GS편의점에 BSS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안홍덕 쿠루 대표는 ‘배터리 교환형 스테이션’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쿠루는 지난해 10월 출범했다. BSS 전용 배터리팩과 스테이션을 개발하고, 사용 데이터를 수집 및 활용해 전기이륜차 생태계 확장이 목표다. LG에너지솔루션 사업을 배터리 제조에서 서비스로 확장하는 첨병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다.
안 대표는 8개 제조사가 제조한 24개 전기이륜차 모델이 쿠루 스테이션에서 하나의 교환기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일정액을 지불하면 원하는 만큼 배터리를 교환해 쓸 수 있는 구독형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전기이륜차 제조업체가 배터리팩 없이 차체만 팔더라도 보조금 60%를 받을 수 있도록 환경부 규제가 바뀌면서 구독형 사업 모델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제조사들도 가장 비싼 부품인 배터리팩 가격을 제외하고 전기이륜차를 제조할 수 있고 라이더들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면서 “친환경 추세가 더 강해지면 속도 중심의 배달 패러다임이 점차 전기이륜차를 이용한 배달을 선호하는 형태로 바뀔 것으로 전망해 관련 플랫폼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루의 배터리 스테이션은 배터리를 꺼내 삽입하면 충전된 배터리가 나오는 방식이다. 교환이 20초 내로 이뤄질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
배터리 스테이션은 GS리테일과 협업, GS편의점 앞에 설치하고 있다. 편의점이 주거공간에 많이 위치해 접근성이 좋고 편의점 간 간격도 멀지 않아서다. 또 편의점에는 냉장고와 같은 대형 가전이 배치되기 때문에 배터리 스테이션 설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나아가 라이더들이 단순히 배터리 교환을 위해 방문하는 것을 넘어 편의점과 연계한 일거리를 사업모델화할 수 있어서 편의점을 주 타깃으로 삼고 있다는 설명이다.
쿠루는 협력 중인 전기이륜차 제조사들에 통신 모듈을 제공, 배터리와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 및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배터리가 스테이션에 들어올 때 배터리 안전성을 실시간 점검하고 배터리 잔존 가치를 측정한다. 이렇게 관리된 배터리를 재사용 및 재판매해 배터리팩의 비용을 절감하고 경제성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안 대표는 “쿠루는 배터리를 파는 기업이 아니라 관리하는 기업”이라며 “배터리의 잔존가치를 측정해 시장에 내놓게 돼면 2차 시장을 만들 수 있고 리스 모델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충전기나 가정용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전동공구, 모터보트 등에 탑재되는 배터리도 호환이 된다면 더 많은 서비스들이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