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효율 가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 기준이 계속 까다로워지는데다 올해 두 차례 전기요금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고효율 가전 수요와 소비자 눈높이가 올라갔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시행된 전기요금 인상이 가전 고효율 기술 초격차 경쟁의 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의 유지비(전기요금) 저감 요구와 함께 탄소중립 기조에 맞춘 국가 차원의 에너지효율 기준 강화 움직임이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역대급 폭염이 예상되는 올 여름 가전시장의 화두는 전기 절약이다. 가전·유통업계는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제품 대상으로 대규모 할인판매를 진행하는 등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에너지 소비효율등급 기준이 강화되면서 1등급 제품 문턱도 높아졌다. 전기냉장고의 경우 올해 1월부터 4월 말까지 1등급 제품 수는 61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5개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은 내년에 더욱 강화된다. 내년 1월부터 공기청정기·전기냉온수기·제습기·셋톱박스 4개 품목에 대한 효율등급 기준과 최저소비효율 기준이 상향 조정된다. 이어 7월에는 식기세척기·이동식에어컨 등이 등급 대상으로 편입된다. 기존 에너지 소비효율 성능만으로는 1등급 명함을 유지할 수 없다.
국내 가전 업계는 고효율에 대한 시장의 요구와 기준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레 중국산 등 경쟁국 저가 제품과의 기술 초격차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 가전기업도 모터·인버터 등 하드웨어 분야 성능개선과 함께 앱과 연동한 실시간 모니터링,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똑똑한 에너지 절감 등 SW 분야에서 차별화 노력을 지속 강화한다.
이상훈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은 “전기요금 인상으로 고효율 가전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는 만큼 새로운 기술 성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