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안산업이 시장 규모와 기업 수 모두 두 자릿수로 늘어나며 매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펜데믹을 거치며 재택 및 하이브리드(재택+출근) 근무가 확산한 데다 한·미 안보동맹이 사이버 영역으로 확장되는 등 정보보안 수요가 급증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신생기업(스타트업) 감소 등 균형적 발전은 해결 과제로 꼽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등에 따르면, 국내 보안기업은 2017년 897개사(전년 대비 4%↑)에서 2018년 1013개사(13%↑), 2019년 1094개사(8%↑)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다가 코로나19 확산 이후인 2020년 1283개사로 무려 17.3% 급증했다. 2021년엔 1517개사로 전년 대비 18.2% 늘어나며 증가세를 유지했다.
물리보안과 정보보안 모두 성장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물리보안은 2018년 주춤한 이후 2019년 621개사(13.1%), 2020년 752개사(21.1%), 2021년 848개사(12.8%)로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안전사고 예방은 물론 댐 수위 측정, 산불 감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능형 폐쇄회로(CC)TV가 활용되면서 수요가 증가한 결과로 보인다.
정보보호 기업은 2021년 기준 669개사로 전년 대비 무려 26% 증가했다. 2017~2021년 연평균 증가율(CAGR)은 약 14%에 달한다. 보안 내재화 수요 증가와 보안 제품·서비스 수요 증대로 인해 기업 수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정보보호 시장 전망이 밝아 일반 소프트웨어(SW) 개발 회사 등이 정보보호 산업으로 눈을 돌린 결과로 보인다. 실제 국내 정보보호 시장 규모는 2018년 이후 10% 내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9~2021년 연평균성장률(CAGR)이 11.1%에 이른다. 2021년엔 약 13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4% 성장했다. 2022년 시장 규모는 9.6% 증가한 15조400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업종 간 융·복합화 및 기존 기업의 사업영역 확장에 따라 보안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 증가했다”면서 “매년 금융·국방 등 융합 보안 분야로 시장 범위가 확대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반 SW 개발 기업이 보안 관련 사업에 진출하는 경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보안사업 진입장벽이 높아 신생기업이 줄어드는 점은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된다. 산업 역동성이 쇠퇴하기 때문이다. 2021년 국내 보안 스타트업은 물리보안과 정보보안 각각 1개사에 불과했다. 또 정보보안 기업 수는 증가하는 반면 매출 1000억원이 넘는 기업이 SK쉴더스, 안랩, 시큐아이, 이글루코퍼레이션 등으로 손에 꼽힌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조재학 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