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 대환대출 중개수수료 0%와 1%

정다은
정다은

“0%, 1%...서비스를 개시하더라도 유지될 수 있을지가 걱정입니다.”

대환대출플랫폼 관계자의 말이다. 이달 말 출범을 앞둔 대환대출플랫폼 시장은 서비스 막바지 채비가 한창이다. 소비자는 온라인으로 쉽고 간편하게 금융사 대출과 수수료를 비교·조회하고 더 낮은 금리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게 된다. 다만 ‘중개수수료’ 문제가 남아있다. 중개수수료는 특정 플랫폼에서 소비자가 대출상품 갈아타기를 실행하면, 금융사가 플랫폼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으로 통상 1~2% 수준에서 정해진다.

문제는 핀테크업계 간 중개수수료 치킨게임이 펼쳐지고 있다는 점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저축은행중앙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1%대 미만 중개수수료를 책정했다. 몇몇 핀테크 업체도 1%에 가까운 중개수수료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지는 중개수수료 인하분을 대출 금리 인하로 연계해 소비자 이자 부담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당장은 플랫폼과 금융사, 소비자 모두에게 좋은 조건으로 보인다. 금융사는 중개수수료를 적게 지불하고, 플랫폼은 많은 금융사를 유입할 수 있다. 소비자는 큰 비용없이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해당 정책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서비스 초기에는 시장 안착을 위한 공격적인 수수료 인하정책이 이어지지만 한계가 명백하다. 정해진 예산이 소진되면 중개수수료는 상향될 수 밖에 없고, 소비자에게 환원된 금리 인하도 유지될 수 없다. 빅테크의 수수료 하한 경쟁을 우려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몇몇 중소핀테크업계는 ‘0%’ 수수료 카드를 내밀었다. 이들의 파격적인 수수료 정책은 빅테크들의 결과 조금은 다르다. 이미 빅테크 쏠림 현상이 심화된 가운데 금융사 한 곳이라도 입점시키기 위한 생존을 위한 수치다. 0% 수수료 제시에도 아직까지 제휴사를 구하지 못한 곳이 허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 핀테크 처지가 이해 안 되는 바는 아니지만, 마찬가지로 서비스 지속성과 실효성이 걱정된다.

업계는 대환대출서비스 취지를 다시 한번 고민해야 한다. 대환대출플랫폼은 금융소비자가 고금리시대에 더 나은 조건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게 하겠다는 접근에서 출발했다. 소비자 편익이 우선 되려면 서비스 지속가능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당장 시장 안착에 몰두한 수수료 출혈 경쟁은 업계 수익성과 지속성을 악화시켜, 궁극적으로 고객 편익을 퇴색시킨다.

금융당국도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한다. 시장 플레이어의 다양성을 보장하고 서비스 경쟁을 활성화시킬 조건을 마련해야한다. 빅테크 쏠림을 완화해 소비자에가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야 한다. 중개수수료 하한가 제정과 공시 의무화 등 감시체제 도입도 필요하다. 당장의 생존보다 존재 이유를 고민할 때 업계와 소비자가 모두 웃을 수 있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