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자동차산업은 연간 72만대 생산능력의 완성차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제조업 매출액의 43%를 차지할 만큼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주력산업이다. 자동차가 도시를 먹여 살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자동차 업체의 해외 공장 증설이 늘면서 정체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생산비용을 줄이기 위해 대부분 생산 지역에서 바로 소비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시가 자동차 관련기업이 낮은 임금으로 근로자를 고용하는 대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주거, 복지, 보육 시설 등의 복리·후생 비용을 지원하고 일자리 창출하는 ‘광주형 일자리’가 나온 배경이다. 여기에 국내 최대 규모의 자율주행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를 구축해 다양한 실제 주행상황을 가상에서 구현하고 자율주행 기능을 개발·검증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하는 자동차 산업과 인공지능(AI) 기술을 융합해 미래차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에너지산업은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와 인근 지역에 에너지신산업 위주의 기업, 연구소 등을 유치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낙후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국가 경제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전략이다.
또 미래 유망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의료헬스케어산업을 차세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의료산업 신기술 개발 및 산업기반 고도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령화 시대 고부가가치 산업이자 미래 성장 신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는 헬스케어의료산업이 지역경제의 한 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는 AI 집적단지가 조성되면 자동차, 에너지, 헬스케어 등 지역 주력산업의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산과정 최적화, 제품 혁신, 비용 절감 등 효율성을 극대화함으로써 혁신 성장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자동차와 에너지, 헬스케어와 AI 융합을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대기업 의존율이 높은 280개 자동차 분야 중소기업 혁신 및 경쟁력을 강화한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에너지 관련 312개 지역기업과 협업해 다양한 AI 기술 및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으며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300여개 중소기업과 지역 병원이 연계해 데이터 기반 고령 친화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창출한다.
대표적으로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 같은 AI 연구 외에도 고독사를 예방하는 건강 모니터링 기술, 유전변이 예측 AI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의 AI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가 AI 역량을 강화하고 일자리 창출과 삶의 질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시는 자동차와 에너지, 헬스케어 분야의 실증장비 77종을 구축하고, AI 관련 제품 및 서비스 실증을 지원하고 있다. 112억원을 투입해 자동차와 운전자의 복잡한 상호관계 데이터 분석 및 자율주행기술 실증을 지원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를 구축 중이다. 각종 실증 장비를 활용해 자동차 분야의 경우 자율주행차 주행, 모션, 센서 계측 관련 데이터를 수집한다.
에너지 분야에선 건물 및 산업단지·공장의 전압과 전류, 전력, 주파수 데이터를 수집하며 헬스케어분야에선 고령자의 체성분과 보행, 체형, 피로도, 근력 데이터 등을 모아 분석한다. 장비를 활용해 확보한 데이터는 기업이나 대학, 연구소에 제공한다.
지역 특화분야 생산성 혁신 기술확보 및 AI기반 신제품·서비스 창출을 위한 총 508억원 규모 산업융합형 연구개발(R&D)도 추진한다. 지역 3대 특화산업 AI융합 기술 경쟁력 제고, 혁신생태계 조성을 위해 소프트웨어(SW) 품질관리, 기술교류, 사업화 컨설팅이 이뤄진다.
에너지, 자동차, 헬스케어 3대 산업 분야에 AI기술을 융합한 기반·응용 기술 14개 과제를 지원했으며, R&D 수행기관의 SW 통합 품질관리 역량 향상 및 사업화를 고려한 성과물에 대한 품질도 강화한다. R&D 결과물의 요소 기술을 분석, 과제 간 공유 가능한 세부 기술을 발굴·기술 교류로 연구성과 극대화를 꾀하고 종료 예정 과제에 대해 시장조사, 비즈니스 모델 개선, 수요 발굴 및 사업화 전략 수립 등 컨설팅이 이뤄진다.
시는 여기서 한발짝 더 나가 AI+메타버스 신산업 육성 중심도시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세계 수준의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메타버스 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3D융합센터, 컴퓨터형성이미지(CGI)센터, 실감콘텐츠큐브 등 문화콘텐츠산업 거점센터를 활용할 방침이다.
4대 추진전략으로 △AI 중심 메타버스 인프라 조성 △메타버스 선도형 기술 개발 및 실증 △메타경제 생태계 구축 △시민과 기업 중심 융합 신산업 확산 등을 제시하고 있다.
친환경·수소에너지 분야의 경우 눈에 보이지 않은 에너지를 메타버스환경에서 가상화해 시민 참여와 유도를 이끌어내고 도시 에너지 순환 메타 맵(3D) 개발, 실감 에너지 관리 시민 리빙랩 등을 단계별로 추진한다.
친환경 자동차 메타도시 조성을 위해 미래차 개발공간을 메타버스 공간으로 동시 연결하고, 디자인 개발부터 시민 참여가 가능한 시뮬레이션을 구축할 계획이다. 개발 전부터 소비자 취향 조사와 AI 차량 데이터 제공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AI데이터센터를 활용해 데이터 중심 의료 서비스에 메타버스를 접목시킨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메타버스 공간에서 건강검진을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AI집적단지내 데이터센터, 실증, 창업, 인재양성 분야의 모든 서비스와 데이터를 한눈에 파악하고 이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AI 통합지원 서비스 플랫폼’도 구축한다. AI 집적단지 모든 서비스 관문으로 자동차·에너지·헬스케어 등 다양한 AI 실증 데이터를 확보·제공하는 AI 기반 환경을 조성하고, 기업의 다양한 AI 모델 개발을 촉진해 광주 AI 산업 융합 생태계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AI 창업 1000개, 일자리 창출 7000명, 산업 분야별 융·복합 AI 인재 5150명 양성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