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소비자 심리에서 ‘노 재팬’이 사라지고 ‘노 차이나’가 등장했다. 일본 여행 관심도가 ‘일본상품 불매 운동(노 재팬)’ 이전인 2019년 1분기 대비 30% 상승한 반면에 중국은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모습이다.
데이터융복합·소비자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 ‘주례 여행행태 및 계획조사’(매주 500명, 연간 2만6000명)에서 여행 소비자를 대상으로 해외 여행지별 관심도(5점 척도 중 ‘관심이 매우(5점)+약간(4점) 커졌다’ 비율)를 묻고 최근 4년여간 추이를 비교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여행지를 세계 각지 10개 권역(△일본 △중국 △홍콩·마카오 △동남아시아 △중동·서남아시아 △미국·캐나다 △남미·중남미 △유럽(서·북유럽, 동유럽, 남유럽) △남태평양(호주, 뉴질랜드, 괌, 사이판 등) △아프리카)으로 나눠 분석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코로나 전후 급격한 추이 변화를 비교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코로나여행지수(TCI: Travel Corona Index)’를 활용했다. TCI는 코로나 발생 전인 2019년과 현재 차이를 수치화한 것(현재 (2023년 1분기)해외여행지 관심도/코로나 이전(2019년 1분기) 해외여행지 관심도×100)이다. 지수 100을 기준으로 숫자가 클수록 관심도가 증가했고 작을수록 감소했음을 뜻한다.
여행지 관심도 TCI는 일본이 130으로 가장 컸다. 이는 일본 여행 관심도가 코로나 전 31%에서 코로나 후 40%로 높아져 1.3배가 됐음을 뜻한다. 같은 기간 미국·캐나다(111), 남태평양(103), 동남아(98), 유럽(88)의 TCI와 비교했을 때 일본의 관심도 상승이 가파른 것으로 볼 수 있다.
가장 부진한 지역은 중화권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TCI는 37로 가장 낮았다. 중국 여행 관심도가 코로나 전의 3분의 1 정도가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컨슈머인사이트는 사드 갈등, 홍콩 민주화 운동 탄압, 코로나 발원지라는 인식에 중국의 폐쇄적 정책이 더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국인이 비교적 쉽게 다녀오던 여행지인 홍콩·마카오의 TCI도 66으로 회복이 더뎠다. 홍콩 민주화 운동 실패 이후의 급격한 중국화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조사에서 해외여행 권역별 관심도는 남태평양이 51%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은 유럽(45%), 미국·캐나다(43%), 동남아시아(40%), 일본(40%) 순으로 대부분 코로나 발생 전인 2019년 1분기 수준을 회복했다. 특히 일본은 2019년 1분기(31%) 대비 증가폭(+9%p)에서 다른 지역을 압도했다. 반면에 홍콩·마카오(22%)는 3분의 2 수준 회복에 그쳤고, 중국(6%)은 3분의 1 수준에서 반등의 기미가 없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