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상장 미뤄진 SSG닷컴, 재무 총괄 임원도 떠난다

SSG닷컴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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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닷컴 재무 총괄 임원이 2년반 만에 회사를 떠난다. 지난해 목표했던 기업공개(IPO)가 무기한 연기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상장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SSG닷컴은 재무 임원 공백을 메워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영준 SSG닷컴 재무관리 담당(상무)은 내달 패션 플랫폼 무신사로 자리를 옮긴다. 지난 2020년 말 최고전략책임자(CSO)로 SSG닷컴에 합류한 지 2년 여 만이다.

그는 베인앤컴퍼니 컨설턴트 출신으로 티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던 재무 전문가다. 티몬 CFO 재직 당시 첫 월간 흑자를 이끄는 등 재무 건전성을 강화해 상장 준비에 초석을 다졌다. SSG닷컴에서도 전략·재무를 총괄하며 IPO 추진을 주도해왔다.

SSG닷컴 내에서는 상징성이 큰 인물이다. 최 상무는 강희석 이마트·SSG닷컴 대표의 첫 외부 영입 인재로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은 베인앤컴퍼니 컨설턴트 선·후배 관계다. 당시 강 대표가 직접 접촉해 영입한 사실이 알려지며 측근 인사로 분류되기도 했다.

최 상무의 이탈은 IPO 연기가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SSG닷컴은 지난 2021년 10월 미래에셋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IPO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해 상장을 목표로 준비 작업에 매진해왔지만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계획이 꼬였다. 결국 지난해 투자자들과 상장 연기에 합의했다.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는 시점에 IPO를 재추진할 계획이다.

재무 총괄 임원의 이탈은 SSG닷컴 상장이 단기간 내 어렵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투자 심리 위축과 대내외 경제 상황 악화가 이어지면서 올해도 IPO 여건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내달 발표하는 신세계그룹 통합 멤버십 ‘신세계유니버스’ 등 계열사 시너지를 통해 기업 가치를 제고한 후 진열을 재정비해 상장 시기를 조율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최 상무를 영입한 무신사는 상장 준비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무신사는 IPO 시점을 내년 이후로 설정하고 외형 성장과 내실 다지기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리셀·글로벌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지난해 매출액은 7000억원을 넘어섰다. 티몬·SSG닷컴에서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며 상장 준비 작업을 주도한 최 상무의 경험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 상무가 무신사에서 맡을 역할도 CFO가 유력해 보인다. 기존 한창수 무신사 CFO는 지난달 투자 전문 자회사 무신사파트너스 신임 대표로 선임돼 두 가지 직책을 겸임하고 있다. 최 상무 합류와 함께 역할 분담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무신사 관계자는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시장의 좋은 인재들을 영입하고 있다”며 “최영준 상무 직책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