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대 반도체 장비 기업인 램리서치가 국내에서 직접 제조·공급한 장비 수 1만대 고지를 넘었다. 국내 진출 11년 6개월 만의 성과다.
램리서치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낸드 300단 이상 적층, 극자외선(EUV) 공정용 건식 레지스트 등 첨단 반도체를 위한 맞춤형 장비를 개발하며 공급 능력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이체수 램리서치매뉴팩춰링코리아 사장은 25일 “국내 소재·부품 기업과 협력해 장비 제조에 필요한 부품 대다수를 국내 생산해 공급 1만대를 돌파했다”며 “국내 파트너 생태계에 힘입어 적기에 장비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램리서치는 2011년 11월에 경기도 오산과 용인에 공장을 각각 설립했다. 2021년 화성에 새 공장을 설립, 3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장비 생산·공급 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램리서치매뉴팩춰링코리아가 국내 진출한 지 3년 반 만에 장비 누적 1000대 생산을 달성했다. 누적 5000대까지는 7년 반의 시간이 걸렸다. 누적 1만대는 5000대 생산 이후 4년 만에 이뤄냈다.
국내 공장 확대로 생산능력이 확대된 데다 국내 소재·부품 기업 등과 파트너 생태계를 조성하고 고객 맞춤형 장비 공급 역량을 확보한 덕분이다.
오산·용인·화성 공장은 램리서치 본사가 있는 미국을 포함해 세계에 공급하는 장비 대다수를 생산하고 있다. 반도체 식각장비, 증착장비, 세정장비 생산은 물론이고 EUV용 건식 레지스트 장비 등 최첨단 장비를 제조한다.
램리서치는 장비 부품 국산화를 전담하는 프로젝트 관리팀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신규 장비의 부품 국산화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다. 핵심 부품 제조에 뛰어든 국내 기업에겐 초기 준비부터 테스트용 제품 제작과 평가 등 전방위 지원 중이다. 램리서치 국내 공장 설립 초기에는 다수 국내 파트너가 램리서치가 요구하는 기술 수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1년 내외 기술개발 협업 끝에 공식 파트너로 채택됐다.
국내 기업의 램리서치 글로벌 우수 파트너(Supplier Excellence Award) 기업도 증가 추세다. 글로벌 우수 파트너는 세계 각국의 램리서치 협력사 중 기술력과 소재·부품 생산 능력이 뛰어난 업체를 선정한다. 2017년 일신정밀기계와 티씨케이를 시작으로 2018년 원익큐엔씨와 텍슨, 2021년 티씨케이, 2022년 싸이노스와 텍슨 등이 연간 우수 파트너 7~10개사 중 하나로 선발됐다.
이 사장은 “국내 공장 가동을 기반으로 반도체 기업, 유수 대학, 파트너와 협업해 기술적 진보를 이뤄내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점에서 공정 효율을 높이거나 재사용을 늘리는 등 고객과 상생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램리서치는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해 장비 연구개발(R&D), 부품 국산화, 파트너사와 기술 협업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오산(경기)=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