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가 호텔롯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대외 행보에 이어 그룹 주요 관계사 행사에도 모습을 드러내며 경영 보폭을 적극 넓히는 모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신 상무는 전날 열린 호텔롯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 부친 신 회장과 함께 참석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신 회장을 비롯해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 이완신 롯데호텔군HQ 총괄대표 등 그룹 주요 인사가 총출동했다. 신 상무는 아버지 신 회장과 동행하며 행사에 참석한 내·외빈과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호텔군HQ 관계자는 “신유열 상무가 행사에 참석한 것이 맞다”며 “그룹 내부 행사기 때문에 다른 계열사 대표와 같이 귀빈 자격으로 참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에서 호텔롯데가 가지는 상징성은 남다르다. 호텔롯데는 롯데지주 지분 11.1%를 보유했으며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해 있다. 또한 지분 90% 이상이 롯데홀딩스, 광윤사 등 일본 롯데 계열사에 속해있어 한·일 롯데그룹을 아우르는 핵심 계열사다. 신 상무가 이날 행사를 통해 차기 후계자로서 존재감을 과시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외 행보를 개시한 신 상무는 올해 보폭을 더욱 넓히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LPGA 롯데 챔피언십’에도 참석했다. 그룹 수뇌부와 한·일 계열사 임원, 글로벌 파트너사가 모두 모여 화합을 가지는 연례 행사다. 신 상무는 대회에 앞서 열린 두 차례 만찬과 프로암 라운딩도 함께했다.
지난 3월에는 한국을 찾은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총괄 회장과 신 회장의 만남에 직접 동행하기도 했다. 아르노 회장 접견은 백화점·면세점 등 유통 계열사의 명품 브랜드 유치를 위한 중요한 자리다. 그룹의 양 축인 화학과 유통을 모두 챙기며 계열사를 아우르는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다.
이같은 대외 행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지난해 그룹 정기 인사를 통해 롯데케미칼 상무로 승진했다. 줄곧 일본에 머무르던 신 상무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대외 존재감을 키우며 단순 롯데케미칼 상무가 아닌 롯데그룹 공식 후계자로서 입지를 공고히 할 것으로 예측된다.
롯데 경영 승계 시계도 빨라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1986년생인 신 상무가 만 38세로 병역 의무가 면제되는 내년부터 승계 작업이 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병역·국적 문제를 해결한 후 승계를 위한 지분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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