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안’이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윤석열 정부 지방시대를 이끌 콘트롤타워인 ‘지방시대위원회’를 출범시킬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다만 애초 정부 원안에 포함됐던 ‘교육자유특구’ 관련 조항은 야당의 반대로 이번 법안에서 빠지면서 ‘반쪽 법안’이 됐다는 평가다.
관련 특별법은 균형발전·지방분권 관련 계획과 과제를 연계·통합한 추진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당초 지방시대위원회 설치와 함께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인 ‘기회발전특구·교육자유특구’의 지정 운영 근거가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야당이 △교육자치 원칙 훼손 △귀족학교 난립 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면서 결국 관련 조항(제36조)만을 삭제하고 법안을 통과시켰다. 교육자유특구 조항은 추후 별도 입법을 통해 추진키로 했다.
특별법이 이날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지방시대위원회’는 이르면 7월 출범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날 본회의에서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 및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 개정안도 의결했다. 개정안은 당초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으로 발의됐다가 이날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 및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으로 확대 개정돼 국회 문턱을 넘었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소부장 품목 중 특정국 수입 의존도가 높거나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품목을 공급망안정품목으로 선정할 수 있도록 한 게 핵심이다. 기술개발, 생산시설 구축, 수입선 다변화, 해외 인수·합병 등 우리 기업의 공급망 대응역량 강화에 필요한 지원 근거도 담았다.
이번 소부장 특별조치법 의결로 그간 지지부진하던 ‘공급망 3법’ 제정 논의에 속도가 붙을지도 관심이다. 경제안보를 위한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 국가자원안보에 관한 특별법은 현재 해당 상임위에 머물러 있다.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분산법)도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분산법은 기존의 중앙집중형 전력시스템에서 벗어나 수요지 인근에서 전력을 생산·소비할 수 있는 분산에너지 시스템 구축 근거를 담았다.
△전력계통영향평가제도 △전력 직접거래가 가능한 분산에너지특화지역 제도 △소규모 분산자원을 통합, 하나의 발전소와 같이 전력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통합발전소 제도 시행 근거가 마련됐다.
또 △전력자급률이 낮은 지역의 분산에너지 확대를 위한 분산에너지 설치의무 제도 △배전 사업자에 안정적 배전망 관리 역할 부여 △국가균형발전 등을 위한 지역별 전기요금제도 시행의 근거 조항도 포함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분산법 시행으로 송전망 건설 회피를 통한 분산편익 창출이 가능해졌다”면서 “지역에서 생산한 에너지를 동일 지역에서 소비하는 미래형 지역에너지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지는 한편 ICT 기술을 활용한 에너지신산업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외에도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이른바 ‘김남국 방지법’으로 불리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창업·벤처기업의 자금확보방안을 다각화하는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총 94건의 안건이 이날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특히 벤처투자 촉진법은 창업 초기기업의 시드머니 유치를 위한 조건부 지분전환계약, 중기 성장기업의 부채성 자금조달을 위한 투자조건부 융자 등 선진벤처금융기법 도입의 근거 마련이 주요 내용이다. 최근 투자 압박에 시달리는 벤처·스타트업 기업들에게 단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