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태풍 ‘마와르’가 한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태평양 휴양지 괌을 할퀴고 지나갔다.
60년 만에 가장 강력한 태풍이 들이닥친 괌에서는 집 지붕이 뜯기고 차량이 뒤집히는 등 심각한 재산 피해가 이어졌으며 항공편도 모두 끊겨 관광객들의 발이 묶이기도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인 관광객 3000여 명과 한국 교민 5300여 명이 태풍이 들이닥친 25일(현지시간) 괌에 머무르고 있었지만 다행히 사망자나 중상자 등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루 레온 게레로 괌 주지사는 25일 오후 5시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기상청이 태풍 경보를 해제할 예정”이라며 “태풍이 완전히 지나갔다”고 밝혔다. 이어 기반 시설 수리와 주민 서비스 복구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태풍 마와르는 막대한 시설 피해를 남겼다.
괌 현지인들이 올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에는 트럭이 뒤집히고 나무가 뽑힐 듯이 강력한 바람이 부는 모습 등 태풍의 규모를 짐작하게 하는 사진들이 다수 게재됐다.
이날 괌에는 최대 풍속 시속 241km인 돌풍이 들이닥쳐 나무들이 쓰러졌고 이로 인해 전선이 끊어져 광범위한 지역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현지 전력 당국(GPA)에 따르면 5만 2000 가구와 1000여 개 건물을 제외한 모든 시설의 전기가 끊겼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단전으로 인해 상하수도 설비도 작동을 멈춰 주거지와 호텔 등에 물 공급이 끊기기도 했다.
태풍이 중심부를 지나가면서 섬 중북부에는 60cm가 넘는 비가 내렸다. 국제 공항이 물에 잠겼고 태풍이 해안 암초를 뚫고 지나가는 강력한 파도와 함께 해일을 일으켜 인근 집들을 침수시켰다.
이날 마와르는 4등급 ‘슈퍼 태풍’으로 괌을 덮쳤다. 가장 강력한 5등급 태풍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는 “60년 만에 이 섬(괌)을 강타한 가장 강력한 태풍”이라고 평가했다. 유럽우주국(ESA)가 운영하는 센티널-3 위성으로 촬영된 마와르의 모습은 그 규모를 짐작하게 한다.
태풍은 괌을 지나 시속 250km의 초대형 태풍으로 거세졌다. 북서쪽 해상으로 이동해 26일 밤이나 다음 날 새벽에 필리핀 인근 해역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음 주에는 대만까지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