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중앙처리장치(CPU)를 앞세워 PC·노트북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인다. 하반기 양산에 돌입하는 차세대 CPU 코드명 ‘메테오 레이크’부터 AI 기능을 지원,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킬 방침이다. AI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생태계 조성에도 뛰어들었다.
인텔은 28(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3’ 사전 브리핑을 통해 “메테오 레이크는 비전처리유닛(VPU)이 통합된 최초의 인텔 CPU”라며 “더 낮은 전력 소모로 보다 많은 추론을 가능하게 하는 AI 기반 PC용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VPU는 신경망 처리 기술로 머신 비전과 가속 기능을 구현하는 AI 엔진이다.
메테오 레이크는 인텔 4공정(약 7나노)을 활용한 14세대 노트북(모바일)용 CPU다. 하반기 출시 예정으로 인텔 첨단 후공정 기술인 포베로스 3D 패키징을 적용했다. 인텔 주력 기술에다 AI 기능까지 더해, 노트북·PC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승부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인텔은 AI를 반도체 설계자산(IP) 형태로 시스템온칩(SoC)에 통합했다. 기존 CPU에서 전력과 성능을 담당하는 영역을 분리한 하이브리드 구조를 채택, 전력 효율성을 높인데 이어 이번 메테오 레이크에는 AI 엔진으로 성능을 향상시키고 저전력 특성을 강화했다.
인텔은 사용자 AI 경험을 확대하기 위한 생태계도 조성한다. 다양한 이미지·영상 처리 소프트웨어 및 커뮤니티와 협력, 인텔 AI CPU 활용 저변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각종 오픈소스 AI 처리 툴을 지원해 사용자가 AI 환경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앞서 인텔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도 PC에서 AI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한 협력을 발표한 바 있다. AI 환경의 75%는 소프트웨어가 담당하는 만큼 이들과의 협업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다는 것이 인텔 측 설명이다.
인텔 행보는 기존 데이터센터 중심 AI 주도권을 PC 등 단말까지 확장하려는 포석이다. 현재 AI는 클라우드 등 데이터센터에 주로 적용되는데 이를 PC·노트북에도 적용,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이고 보안과 전력 효율성을 향상시키려는 전략이다. 존 레이필드 인텔 부사장은 “(PC·노트북 등) 로컬으로 AI 업무 흐름을 이동시켜 처리하면 클라우드 사용을 위한 높은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며 “개인정보 보호와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향후 CPU의 AI 적용 범위도 확대할 계획이다. 레이필드 부사장은 “전력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메테오 레이크부터 시작”이라며 “AI 기능은 모바일(노트북)에서 시작해 계속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