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KIET)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4%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예측한 올해 경제성장률 1.9%보다 0.5%포인트(p)나 낮춰 잡은 수치다.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제한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부진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봤다. 특히 1분기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40%나 하락, 우리나라의 장기 국내총생산까지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산업연구원은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을 발표하고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4%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9%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 것과 비교해 반년 만에 0.5%p나 전망치를 낮췄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국내경제는 글로벌 경기 부진과 교역량 둔화로 수출 회복이 지연되고, 금리인상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소비·투자 둔화 등 내수가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반도체 수출이 하락하면서 내수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액은 2020년 4분기 이후 이어지던 두 자릿수 증가율의 성장세가 지난해 3분기에 감소세(-2.9%)로 전환했다. 지난 1분기에는 감소폭이 40%로 확대됐다.
특히 산업연구원은 반도체 수출 하락이 당기 국내총생산 뿐만 아니라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 등 총고정자본 형성에 영향을 줘 장기 국내총생산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이 10% 감소하면, 해당 분기의 국내총생산은 0.16% 줄어든다.
홍성욱 산업연구원 동향·통계분석본부 연구위원은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생각보다 미미하고, 반도체 수출 감소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이 예상보다 크다는 점, 그리고 향후 수출과 제조업 회복세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점을 (성장률 전망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수출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체적으로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대비 9.1%, 수입은 10.2%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작년 11월에는 올해 수출이 전년대비 3.1%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번 전망에서는 수출 회복이 더 지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역적자도 연간 353억달러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13대 주력산업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3% 감소하면서 전체 수출 감소 폭보다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IT신산업군’ 수출은 전년 대비 31.6% 감소한다. 글로벌 수요 부진 지속으로 이차전지를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수출이 줄어든다. ‘소재산업군’ 또한 상반기 수요감소와 수출단가 하락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7% 감소한다. 반면 ‘기계산업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한다. 자동차(27.3%), 조선(19.7%) 일반기계(0.2%) 품목에서 수출이 호조를 보인다.
올해 국내 ‘설비투자’도 전년대비 0.8% 감소할 전망이다. 세계 경기 둔화세, 반도체 업황 악화 등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반면 ‘건설투자’와 ‘민간소비’는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는 3기 신도시 개발과 건설자재 수급 안정화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0.7% 증가한다. 민간소비는 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전년 대비 2.7% 증가할 전망이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