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대행 플랫폼 이어드림이 사업 악화로 배달요를 사용하는 일부 배달 라이더와 총판 및 상점 캐쉬 출금을 정지했다. 배달 대행 플랫폼의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배달요는 대구에 본사를 둔 배달 대행 프로그램 사업자다. 발빠른 프로그램 개발 및 원만한 시스템 운영으로 긍정 평가를 받아왔다. 이어드림은 2022년 배달요를 인수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이어드림은 아직 배달요 인수 대금을 완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드림이 경영난으로 자금을 조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배달요 캐쉬 출금이 막힌 것은 5월 초부터다. 배달요 공식 홈페이지에 라이더, 총판 및 상점 캐쉬 출금이 되지 않는다는 문의 글 지속 올라왔다. 본지가 해당 내용에 대해 취재하자 배달요는 홈페이지 내 문의 화면을 없앴다.
이어드림은 다우기술 측에도 솔루션 이용 비용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어드림은 다우기술과 배달대행 관제 솔루션 ‘플레이’를 개발한 바 있다.
다우기술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드림의 다우기술에 대한 관제 서비스 대행 대금 지급이 원활치 않다”며 “현재도 해결되지 않아 채권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며 대금 지급에 대해 협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이어드림 사태에 대해 ‘본사의 방만 경영과 자금 유용으로 발생한 임금체불 사건’이라 분석했다. 라이더유니온은 배달요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현장의 제보와 자료를 받고, 라이더의 피해 규모와 사건 진상 조사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이어드림이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임현철 이어드림 대표는 “파산과 회생 신청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사내 잔여 캐시 내역 및 입출금 내역은 공개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상점 적립금 출금 정지는 올해로 두 번째다. 중소 배달 대행 플랫폼인 A사는 올해 초 프로그램 내 예치금 비율을 자체적으로 개선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타 배달대행 플랫폼사에 프로그램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타 배달대행 플랫폼으로 캐시와 데이터 이관 작업이 끝나기 전까지 A사의 라이더는 수행한 배달에 대한 정산을 받을 수 없었다.
업계는 중소 배달 대행 업계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됐다는 평가다. 업계 전반적으로 엔데믹 후 배달 수요 감소가 경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배달 대행 플랫폼의 수익 구조 개선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주요 비즈니스모델(BM)인 배달 시스템 사용 수수료는 배달 건당 몇 십원에 불과하다. 일부 플랫폼은 전기이륜차, POS, 공유주방 사업 등 체질개선을 이뤄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업계에서는 현금 동원력이 있는 업체 중심으로 인수합병(M&A)도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배달대행업계의 무리한 경쟁으로 중소형 배달대행업체의 구조조정 및 퇴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향후 재무건전성이 우수한 업체 위주로 배달대행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 전망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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