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덕 UNIST 화학과 교수를 포함한 국제공동연구팀이 양자컴퓨팅 시대를 선도할 ‘3D 광양자 메모리(3D All-optical Quantum Memory)’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광사태 나노입자(ANP)에서 무한 반복 점멸을 제어할 수 있는 ‘나노결정 양방향 광스위치’ 현상을 찾아내 ‘3D 광양자 메모리’ 상용 가능성을 열었다.
UNIST(총장 이용훈)는 서 교수를 포함한 국제공동연구팀이 ANP에서 지속가능한 ‘나노결정 양방향 광스위치’ 현상과 원리를 발견하고, ANP 기반 차세대 광 메모리 상용화에 획기적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1일 밝혔다.
이 연구 성과는 1일자 네이처 온라인에 공개됐다.
국제공동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ANP가 지닌 광스위치 현상을 비롯한 새로운 특징과 ‘3D 광양자 메모리’ 적용 등 새로운 응용처를 확인했다. ANP의 양방향 광스위치(무제한 지속가능한 나노결정 양방향 광스위치) 현상을 응용하면 3D 광양자 메모리는 물론 바이오·나노 프로브, 초해상도 나노경 등 새로운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ANP는 연구팀이 지난 2021년 발견한 물질이다. 당시 연구팀은 란탄족 금속을 도핑한 나노입자에서 초미세 나노결정 내 연쇄 증폭 반응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극단적으로 증폭된 빛을 내는 광사태 현상과 ANP를 찾아내 네이처 표지논문에 선정된 바 있다.
기존 유기 염료나 형광 단백질은 광학 메모리, 나노 패턴화 및 생체 이미지화 같은 다양한 분야에 사용돼 왔지만 빛을 받으면 무작위로 깜박이고 결국 완전 탈색돼(광탈색, Photobleaching) 수명이 짧다는 치명적 단점을 안고 있다. 반면 란탄족 금속 도핑 나노입자는 광탈색에서 예외적인 광안정성을 나타낸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란탄족 금속 도핑 나노입자의 광안정성 목표도 성공적으로 달성했다. 근적외선을 사용해 열변성 징후 없이 다양한 주변 환경에서 나노결정의 점등과 소등을 수천번 반복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서영덕 교수는 “무한 반복 가능한 양방향 광스위치는 과거 CD-ROM이나 CD-RW 원리처럼 향후 초고성능 양자 컴퓨터에서 생성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훨씬 빠르고 정확하고 정밀하게 저장하는 광양자 메모리 기술과 장치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광양자 메모리, 초해상도 나노경, 바이오·나노 이미징 및 바이오 센서 등 다각도의 잠재 응용 분야 연구에도 착수했다. 머신러닝, 계산모델과 더불어 미 버클리 연구소의 ‘나노입자 합성로봇’을 사용해 ANP 결정 특성들을 더욱 향상시킬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글로벌연구실사업, UNIST 연구정착금 과제, 기초과학연구원 다차원탄소재료연구단 과제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미국 컬럼비아대, 미국 버클리연구소, 한국화학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등이 참여했다.
부산=임동식 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