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中기업 제재…물리보안 기업, 성장 급물살

한화비전, 작년 매출 47.4%↑
SK쉴더스·아이디스도 성장세
과기정통부, 국산화 R&D 지원
수출 호조세…해외 진출 잇따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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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물리보안 기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비대면·무인화 가속에 따른 제품 수요 증가가 업계 성장을 견인했다. 미국의 중국기업 제재로 반사이익도 누리고 있다.

전자공시스템(DART)과 물리보안업계에 따르면 SK쉴더스, 한화비전, 아이디스 등 주요 물리보안 기업 2022년 매출액이 전년 대비 1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SK쉴더스(1조4041억원·15.6%↑)는 스마트팩토리·빌딩·시티 분야에서 융합보안솔루션 써미츠(SUMiTS)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물리보안 부문이 성장했다. 한화비전(1조14억원·47.4%↑)은 지능형 영상카메라와 영상·스마트솔루션 판매가 확대됐으며, 아이디스(2121억원·22.2%↑)는 인공지능(AI) 폐쇄회로(CC)TV ‘아이디스 딥러닝 엔진’ 출시 등 신기술과 결합한 CCTV 수요 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에스원(2조4273억원·6.6%↑) 역시 시스템보안과 건물관리 부문 등에서 매출이 증가했다. 엠씨넥스(8530억원·4.3%↑)는 자율주행차 전자용 카메라 제품군 확대가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국내 물리보안 기업 2022년 매출
국내 물리보안 기업 2022년 매출

주요 물리보안기업 성장세는 다양한 호재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작업장 안전 수요가 늘어난 데다 비대면 출입 통제 시스템, 무인점포 확산 등으로 물리보안 제품 수요가 커졌다.

공공분야에서 주요 물리보안 제품 내구연한 도래로 조달 수요가 늘어난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물리보안 분야 조달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5194억원으로 2020년(4523억원)과 비교해 14.8% 증가했다. 정부가 10·29 참사를 계기로 24% 수준인 지능형 CCTV 보급률을 2027년까지 100%로 늘릴 방침을 세움에 따라 물리보안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수출 호조세도 물리보안 기업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미국 재무부가 2021년 중국 CCTV 제조사 하이크비전 등을 ‘무역 블랙리스트’에 올리면서 아이디스가 큰 수혜를 입었다. 아이디스는 지난해 수출액이 886억원으로 전년 대비 13.9% 증가했다. CCTV 매출액 중 수출액이 41.8%를 차지할 만큼 수출 비중이 커졌다. 한화비전과 팅크웨어도 지난해 수출액이 각각 8741억원(63.7%↑), 1012억원(107.2%↑)으로 해외 시장에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정부 지원은 물리보안 기업에 날개를 달아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R&D) 사업에 따른 국산화 성과가 미국의 중국제품 제제와 맞물리면서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뒷받침했다. 국내 물리보안 기업이 제재 대상인 중국산 부품이 아닌 국산 제품을 적용함에 따라 해외 진출 동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지난 2019년부터 CCTV 핵심부품인 영상처리 시스템온칩(SoC) 국산화를 위한 R&D 과제 등을 지원해오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 업체 아이닉스가 정부 R&D 등을 통해 보안용 네트워크 카메라 SoC 국산화에 성공하는 등 결실을 맺었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국산 SoC를 장착한 국내 CCTV 제품 수출이 지속 늘고 있다”면서 “중국산 보안장비 퇴출로 인해 국내 물리보안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학 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