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텔브릿지는 재난안전통신망과 군 자가통신망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 분야 이노비즈기업이다. 무전통신 솔루션 연구개발 기업으로 시작해 솔루션부터 통합 단말기 자체 생산까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혁신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대기업 중심 통신시장에서 독보적 기술력과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으로 재난안전통신 분야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사이버텔브릿지 강점은 기술력이다. 세계 최초로 화상 IP 무전서비스를 상용화했다는 것이 남백산 사이버텔브릿지 대표의 자부심이다. 공군 전용 시분할방식 LTE망에 솔루션과 단말기를 처음 공급한 것도 사이버텔브릿지다. 철도통합무선망(LTE-R)에 이동기지국 무전솔루션과 단말기를 공급한 것 역시 남 대표가 이뤄낸 성과다.
경찰청 등 치안 분야는 물론 재난안전, 국방, 철도·교통, 전력, 의료 분야까지 비상·위급 상황에서 신속한 상황 전달과 대응이 필요한 곳에는 빠지지 않고 사이버텔브릿지 솔루션과 단말기가 쓰인다. 녹취나 녹화는 물론이고 지령 관제까지 가능한 솔루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MCPTT 솔루션은 사이버텔브릿지가 자랑하는 핵심 기술이다. 업무 수행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요소, 이른바 미션크리티컬 통신을 최우선으로 서비스하기 위한 푸시투토크(PTT) 기술이다. 공공 안전을 위해 특화된 기능을 제공한다. 무전기 버튼 하나만 누르면 LTE망을 활용해 실시간 영상통화를 할 수 있다. 일반 영상통화와는 통신 품질이나 속도, 안정성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네트워크가 혼잡한 상황에서도 다른 어떤 트래픽보다 우선적으로 네트워크 자원을 할당받아 긴급 통신이 가능하다.
자체 원천 기술을 보유했다는 점은 사이버텔브릿지가 경쟁 기업 대비 우위에 설 수 있었던 이유다. 고객 요구 사항을 즉시 반영할 수 있어서다. 회사 창업 이전 교환기 분야에서 수년간 소프트웨어(SW) 개발 경력을 쌓은 남 대표의 기술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효율적인 무선자원 사용에 최적화된 휴대 단말기 미들웨어 기술 역시 확보해 기술적 우위를 보여주고 있다. 솔루션 뿐만 아니라 운용체계(OS) 역시 자체 역량으로 소화하고 있다.
핵심역량을 내재화해야 한다는 남 대표 철학은 단말기 자체 생산에서도 알 수 있다. 국내 중소기업 가운데 자체 제조시설을 보유한 기업은 많지 않다. 대다수가 중국 등에 생산을 위탁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이버텔브릿지가 스마트폰형 단말기 뿐만 아니라 차량용, 열차용, 지휘용 등 다양한 형태 단말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 역시 자체 생산시설을 확보해 끊임 없이 고객 요구에 반영한 제품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회사 대표 제품인 휴대용 단말기 VM65PS는 현장 사용자 의견이 가장 많이 반영된 단말기라고 자부할 정도다.
남 대표는 “이미 대량 생산된 제품에 고객 수요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고객 수요에 맞춰 다양한 제품을 제공시작하면서 기술력 역시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면서 “소리크기, 하울링 최소화를 위한 노이즈캔슬링 그리고 사용자 환경과 사용자 경험까지도 모두 크게 기능개선을 이루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하드웨어 생산에도 핵심 기술 역량을 내재화하기 위한 남 대표 철학이 반영된 셈이다. 중소기업으로서는 흔치 않게 퀄컴과 직접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최신형 칩셋을 적용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이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도 실적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 기업과 함께 공공안전, 지하철 등 분야에 꾸준히 솔루션을 구축하고 있다. 중국, 싱가포르, 카타르, 체코 등 LTE 네트워크 및 솔루션 구축 이후 무전단말기를 공급한다. 이달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세계 유일 재난안전통신 분야 박람회인 ‘CCW 2023’에서는 국내 중소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자체 부스를 차렸을 정도로 해외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남 대표의 도전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특히 단말기 사업을 직접하겠다고 결정한 이후부터는 매일매일이 위기였다. 당장 수익이 나오지 않는 단말기 사업에 개발 비용을 대거 투자한 탓에 자본잠식에 빠질 정도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수년을 공들인 단말기 사업이 성공하면서 남 대표의 뚝심도 빛을 볼 수 있었다.
남 대표는 “이미 탄탄한 솔루션을 갖고 있는데 왜 단말기 사업을 시작하느냐며 수요처에서 도리어 단말기 사업을 접으라고 종용했을 정도”라면서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개발에 나섰던 것이 지금의 회사가 있게 만들어 줬다”고 말했다.
사이버텔브릿지의 다음 목표는 5세대 이동통신(5G) 시장에 대한 준비다. 앞서 국가재난통신망에 최초로 LTE를 적용한 것처럼 5G 시대 역시 시장을 선도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를 목표로 5G 단말기를 선보일 계획이다.
※남백산 사이버텔브릿지 대표 인터뷰
-사이버텔브릿지의 가장 큰 장점은?
▲솔루션부터 운용체계(OS), 단말기까지 소프트웨어(SW)부터 하드웨어(HW)까지 개발에 필요한 일체를 직접 수행한다는 점이다. 수요처 입장에서는 기능 개선을 위해 솔루션 따로 하드웨어 따로 요청해야 하지만 우리 서비스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사업의 시작은 어땠나?
▲2008년 무전기 분야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무전기 서버 분야에서 기술을 개발하다 단말기 분야로 사업 분야를 확장했다. 시작부터 ‘메이드 인 코리아’로 만들어진 단말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으로서 국가재난통신이라는 틈새 시장을 노리는 데는 고객 맞춤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수년간의 기술 개발 결과다.
-인력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채용 인원의 70%가 개발 인력이다. SW개발이나 HW 개발 모두 돈을 버는 족족 투자해 여기까지 온 것 같다. 지금은 새로운 단말기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직원이 행복하게 지내는 것이 가장 중요해 자율 출근부터 다양한 복지에 신경쓰고 있다. 외부에서 이 회사는 왜 이렇게 재입사하는 인력이 많냐는 농담을 하기도 한다. 정년이 지나도 재직하는 개발자가 있을 만큼 한 번 합류하면 오래 함께하는 경향이 있다.
-이노비즈인증 획득으로 도움 얻은 부분은?
▲조달 사업 참여에서 가점 등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목표다. 국가재난통신망은 한국에서 최초로 시도한 분야다. 한국에서 성공한 제품을 세계에 선보이면 놀랄 정도다. 이미 많은 사용자 의견을 반영해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할 수 있는 솔루션과 단말기를 선보였다. 앞으로는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것이 목표다. 향후 도래할 5G 시장에도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과거 개발만 할 때와는 달리 이제는 국내외 주요기관을 대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만큼 그간 취약했던 보안체계를 대기업 수준 못지 않게 강화했다. 24시간 365일 보안관제 시스템과 차세대 보안 플랫폼 구축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고객사에게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제품을 공급 하고자 한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