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파라오’로 알려진 이집트의 투탕카멘의 얼굴이 디지털 모델로 복원됐다. 3300년 전 투탕카멘이 얼마나 어린 나이에 사망했는지를 짐작하게 하는 앳된 얼굴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최근 시세로 모라에스 박사 등 5명 연구원이 투탕카멘의 미라화된 두개골을 바탕으로 생전 얼굴을 재현한 연구 결과가 이탈리안 저널 해부학 및 발생학(Italian Journal of Anatomy and Embryology; IJAE)에 게재됐다.
투탕카멘의 무덤은 1922년 11월 도굴 당하지 않은 거의 온전한 모습으로 발견돼 역사상 가장 유명한 고고학적 발견물로 평가받는다. 그의 무덤 안에서는 순금으로 된 관, 황금마스크, 운석으로 만든 단검 등 각종 유물이 5000개 이상 발견됐다.
그의 또 다른 별명은 ‘소년 파라오’. 그가 왕위에 올랐던 나이는 고작 9~10살이며, 18살의 어린 나이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이집트 신왕국 18왕조의 12대 파라오였던 투탕카멘은 기원전 1332년부터 1323년까지 약 10년간 통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투탕카멘의 미라를 직접 가져와 연구할 수는 없었다. 대신 앞선 연구들에 두개골을 측정한 수치와 이미지가 상세히 기술돼 있었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3D 모델을 완성할 수 있었다.
모라에스 연구원은 “투탕가멘의 두개골을 디지털로 재현했다. 입술의 크기, 안구의 위치, 귀의 높이, 코의 크기 등 자세한 정보가 모두 반영된 것”이라며 “이는 CT(컴퓨터단층촬영)한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그 다음 현대 이집트인을 기준으로 다양한 부위에 연조직(근육·힘줄·혈관 등)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연구팀은 상상력을 더해 어두운 갈색의 눈동자를 입혀 투탕카멘 복원을 완성했다.
투탕카멘의 생전 모습을 예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83년 법의학 예술가 베티 팻 개틀리프가 석고 두개골을 사용해 주형으로 처음 만들었으며, 이후 수년에 걸쳐 재구성되면서 점차 발전해왔다. 지난 2005년에는 프랑스 등 국제팀이 실제 CT 스캔을 기반해 디지털 모델로 재현하기도 했다.
이집트학자이자 호주 플린더스 대학의 고고학자인 마이클 하비히트는 이번 연구에 대해 “몇 년 전 프랑스 팀에 의해 만들어진 것과도 유사하다”고 평가하며 “투탕카멘의 고대 묘사, 특히 그의 무덤에서 나온 유물 ‘네페르템의 머리’ 묘사와 매우 닮았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