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우리나라에는 소위 ‘떼법’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법원 판결이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면 점거하고, 드러눕고, 기물을 부스고, 집단으로 항의하는 모습이 이제는 일상사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민주노총은 5월 16~17일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노조 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건설노조는 결의대회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 5월16일 오후 8시 30분쯤 서울시청 직원과 경찰의 저지에도 조합원 1만 여명이 서울광장에 진입해 불법 점거를 했다. 집회가 허용되지 않는 밤에는 인도에서 노숙하며 술판을 벌이는 등 이틀 동안 도심 일대 교통이 마비시켰다. 이 과정에서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는 이들이 남긴 술병, 토사물, 담배꽁초 등 쓰레기 100톤이 쌓이기도 했다. 이들은 “분신한 조합원을 추모하고, 이태원 참사 200일 촛불문화제에도 참여한다는 명분으로 밤샘 집회를 진행했다”고 한다.
하지만, 비극적 사건의 희생자들을 추모한다면서 술에 취해 비틀거리고, 흡연 문제로 서로 욕설하며 싸우는 모습은 최소한의 인간적 도의를 가졌는지조차 의심하게 했다.
2008년 광우병 광풍에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었던 대한민국은 지금 미국 소고기를 가장 사랑하는 나라가 됐다. 2021년 국민 1인당 소고기 소비량은 13.6㎏으로, 이 중 미국산이 5㎏이라고 한다. 한우보다 더 많이 먹었다. 15년 전 광우병 의심 소가 주저앉거나 ‘인간 광우병’에 걸렸다는 한 여성의 TV화면은 우리 사회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MBC ‘PD수첩’이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여론에 불을 붙였다. ‘광우병 프레임’은 반미, 반보수, 반정부, 페이크 뉴스의 합작품이었다. 광화문 촛불시위는 3개월간 이어졌고, 광우병 대책회의에는 민주당과 참여연대 등 1000여 개 진보단체가 참여했었다. 민주노총은 미국산 소고기 때문에 파업까지 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광우병으로 사망했다는 보고는 한 건도 없다. 대법원도 PD수첩 보도를 허위라고 판결했었다. 15년이 지금까지 이런 말도 안되는 광우병 광풍이라는 말도 안되는 내용으로 선동정치를 해오던 세력들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사과하지 않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특히 대기업 본사 앞에서 떼법 시위가 많았다. 글로벌 기업인 삼성 서울 서초사옥 앞에서 10년째 시위를 하는 이들이 있었고 현대제철 노조는 현대자동차와 기아, 현대모비스가 지급한 직원당 400만원의 특별공로금을 현대제철에도 적용할 것을 주장하며 당진공장 내 사장실을 수 개월간 불법적으로 점거했고, 당시 경찰은 이러한 떼법에 눈감아 버렸다
이러한 떼법과 무질서 의식은 어린이 교육에까지 침투하여 선생님이 훈육차원에서 체벌을 가하면 학부모가 학교로 찾아가 선생님에게 모욕을 주고 심지어 경찰에 고발까지 한다. 자식이 부모를 폭행하는가 하면 심지어는 살인행위까지도 한다. 안보의 최전선 군대도 예외는 아니다. 지휘관이 부하들의 눈치를 봐 가면서 지휘를 해야 한다.
왜 이렇게 되었을 까. 이러한 상황을 조장한 집단은 ‘선(善)’을 지키지 않은 부도덕한 정치인들이다. 불법 떼법 집회를 규탄해야 할 정치인들이 되려 집회에 나와 편승하고 부추기도 한다. 부동산, 후원금, 국가보조금, 유명세, 코인 등을 매개로 벼락부자를 꿈꾼 못된 정치인들의 행태는 국민들에게 분노와 허탈감을 느끼게 한다. 무질서와 이기심, 무례와 폭력사기, 조작, 거짓말이 넘쳐 흐르는 ‘3류 국가’로 전락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인도의 시성 ‘타고르’는 한국을 ‘조용한 아침의 나라, 동방의 등불’ 이라고 했고, 소설 ‘대지’의 저자 ‘펄 벅’ 여사는 ‘한국 사람들은 정이 넘치는 서정적인 사람들’이라고 평가했었다. 떼법이 더 이상 용인되어서는 안된다. 이런 떼법을 교모하게 이용한 선동정치도 이제는 끝내야 한다. 그래서 공권력이 회복되어야 하고 법적질서와 권위를 회복하여야 한다.
이승현 한국무역협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