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0대 완성차, 2028년까지 북미에 190조 투자…“배터리 투자액 70% 차지”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지난해부터 2028년까지 7년간 북미 전기차 공급망에 20조엔(약 190조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유럽뿐만 아니라 미국 전기차 분야에서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5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투자자문업체 도카이도쿄조사센터의 추산과 각 기업의 공표 자료를 바탕으로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 미국 자동차 업체의 투자액이 전체 50%에 달했다. 이어 토요타와 혼다 등 일본 업체가 20∼30%, 나머지는 한국, 유럽 업체 순으로 전망됐다.

투자액 가운데 70%는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에 집중됐다. 주요 완성차 10개사의 전기차 관련 투자액 중 14조엔(약 131조원)이 배터리 관련 투자였다.

회사별로는 GM이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공장 증설에 350억달러(약 46조원)를 투입하고, 포드도 같은 기간 290억달러(약 38조원)를 투자한다.

토요타는 2025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59억달러(약 7조7000억원)를 투입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혼다는 1000억엔(약 9400억원)을 들여 미국 오하이오주 공장을 전기차 생산이 가능하도록 개조하고 있다. 한국기업 LG에너지솔루션과도 오하이오주에 6100억엔(약 5조7000억원)을 투자해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고 있다.

닛케이는 한국 업체 등도 미국 투자 쪽으로 힘을 싣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현대차는 2025년까지 미국에 74억달러(약 9조7000억원) 투자 방침을 밝혔다.

독일 폭스바겐은 20억달러(약 2조6000억원)를 투자해 2026년까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전기차 공장을 신설한다. 캐나다에도 배터리 공장을 추가 마련하기 위해 48억 유로(약 6조7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 북미에서 최종 조립하고 배터리·핵심 광물 관련 요건을 충족한 전기차에만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닛케이는 북미산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IRA 시행을 계기로 미국에 대한 전기차 관련 투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