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AI디지털교과서로 맞춤형 교육, 어떻게 실현할까

AI디지털교과서 개념. 자료=교육부
AI디지털교과서 개념. 자료=교육부

2025년부터 도입되는 AI디지털교과서는 개개인 맞춤형 학습이 목적이다. 존재하지도 않는 ‘평균 학생’ 수준으로 수업을 하다보니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지루하고 하위권 학생들은 따라가지 못하는 게 현재 우리 교실의 모습이다. 인공지능(AI)이 잘하는 학생에겐 심화 내용을 제시해주고 부족한 학생에게는 보완할 과제를 내주면서 맞춤형 교육에 한발짝 다가 설 전망이다. 또한 학생·교사·학부모에게 각각 필요한 대시보드를 제시해 학습현황과 학습지도에 필요한 상황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보여주게 된다. 학생은 이를 보고 자신의 수준에 맞는 학습 콘텐츠를 학습하고, 교사는 데이터에 기반해 수업을 설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학부모에게도 정보를 제공해 자녀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그에 맞는 지도를 이끌어낼 전망이다. 불과 3학기 후에 모두가 꿈꾸던 맞춤형 학습이 ‘꿈의 교과서’와 함께 실현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짧은 개발 기간, 데이터 활용의 정확한 기준, 교사의 활용 수준과 격차, 원활한 구동을 위한 인프라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자료=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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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교육부

◇AI 디지털 교과서 어떻게 개발될까.

AI 디지털교과서 자체는 현재 교과서처럼 민간 출판사가 개발한다. 민간이 개발한 AI 교과서와 학습데이터가 쌓이는 저장소는 별도로 분리하지만 연계해 정부가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도록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정부는 통합게이트웨이도 제공해 한다. 학생·교사·학부모는 통합게이트웨이에서 원패스 로그인을 하면 개별 교과서에 로그인할 필요없이 학습하고 데이터를 쌓아간다. 학생이 디지털교과서로 학습하면서 쌓이는 데이터는 별도의 클라우드 방식 데이터 저장소에 저장된다. 민간 출판사는 AI를 보다 고도화하는 데 데이터를 활용할 수는 있지만 이를 별도의 사교육 서비스에 활용하거나 유출하는 것은 금지된다. 구체적인 개발 형식은 향후 제작 가이드라인에 포함해 교육부가 오는 8월 발표할 예정이다.

AI를 훈련시킬 데이터세트는 교육부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 협력해 개발해 제공한다. 수년동안 학교에서 사용해온 ‘AI 똑똑수학 탐험대’ 등을 통해 축적된 학습데이터 등도 활용하게 한다. 에듀테크 접목을 고려해 교과별 내용 검정 심사와 기술 심사를 이원화해 진행한다.

디지털교과서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교원의 역량이 필수다. 정부는 AI 디지털교과서 적용 과목인 영어·수학·정보 교사를 대상으로 2025년 도입 전까지 우선적으로 AI 디지털교과서 활용 수업 혁신을 위한 연수를 실시할 계획이다.

자료=교육부
자료=교육부

◇AI 디지털교과서가 ‘하이터치’ 이루는 꿈의 교과서 되려면

인프라는 필수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초기 원격수업 접속 지연이라는 악몽을 기억하고 있다. ‘처음학교로’와 같은 접수 사이트도 접속이 몰리면 서버가 다운되기 일쑤였다.

AI 디지털교과서 자체는 개별 출판사가 개발해 관리하지만 교과서로 들어가는 로그인 창구는 정부가 일원화할 예정이다. 모든 과목을 하나의 창구로 일원화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처리 기술이 필요하다. 교육부는 원격수업을 시작하면서도 학생 수 이상으로 서버를 확충했다고 했지만, 로그인에서부터 길목이 막혀 수업 자체가 힘들어지는 상황이 연출됐다.

개발일정. 자료=교육부
개발일정. 자료=교육부

AI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할 시간도 촉박하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맞춰 2025년부터 사용할 서책형 교과서는 개발이 진행되는 단계다. 가이드라인이 나온 후 AI디지털교과서는 9월 정도부터 개발이 시작된다. 1년 남짓한 기간에 맞춤형 콘텐츠도 발굴해야 할 뿐만 아니라 AI 훈련도 해야 한다. 정부가 데이터세트를 제공한다고 했지만 충분치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AI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하면서 데이터는 자동적으로 축적되지만 초기에 제공하는 값만으로는 정확한 지도와 분석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정부가 구상하는 ‘하이테크 하이터치’는 기술을 통해 교사가 학생 개개인을 더욱 친밀하게 지도하고 보듬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하이테크를 도입하면 ‘하이터치’의 여건은 조성되지만, 자동적으로 따라오지는 않는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비용도 문제다. 정부도 교과서 가격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다. 전문가들은 기존에 2억 5000만원씩 개발비를 보전해주는 방식으로는 양질의 디지털교과서 개발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감안해 교과서를 구독형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중소발행사 참여 촉진을 위해 초기에는 이익을 균등 배분하는 변형된 구독형을 한시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조기성 계성초 교사는 “제공된 정보를 보고 교사가 아이들의 상황을 분석하고 교육 방향을 설계하려면 더 많은 시간과 관찰이 필요하다”면서 “잘 작동될 수 있는 인프라는 기본이고 교사가 오류 등 기타 부분에 전혀 신경쓰지 않고 데이터만 보고 학생만 돌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리 데이터가 있어도 맞춤형 수업을 하기에는 여전히 학급당 학생수는 많다”며 “정보가 늘어나면 세부적으로 더 들어가게 되는 일이 많아질 텐데 그에 맞는 학생이 되어야 하이터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교과서 - AI디지털교과서 적용 일정
디지털교과서 - AI디지털교과서 적용 일정

문보경 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