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카호우카 댐 폭파의 배후가 러시아가 분명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독일 빌트와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우리가 대반격을 그쪽으로 개시하는 데 대해 두려워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러시아는 전투에서 질 것을 알고 있고, 이 일대 우리 영토의 수복을 오래 끌어 어렵게 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에서는 저수량 18㎦(한국 충주호 6.7배 규모)에 달하는 카호우카 댐이 폭발로 일부 무너졌다. 이로 인해 엄청난 양의 물이 댐 하류의 마을을 덮치면서 지금까지 주민 7명이 실종되고 수만 명이 대피했다.
카호우카 댐은 유럽 최대 규모 원자력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에 냉각수를 공급할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남부 크름반도(크림반도)와 동남부에 식수와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주요 시설이다.
우크라이나는 댐 내부에서 폭발을 일으킨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폭탄, 미사일 등 외부 폭발 가능성을 들고 있다. 그러면서 양측은 서로를 폭발의 배후로 지목했다. 이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내부 폭발로 댐이 파괴됐다는 우크라이나 측 주장에 힘을 실고있다.
이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가 배후라고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그는 “카호우카 댐은 러시아군에 점령됐기 때문에 러시아군이 댐을 폭파했다는 증거는 제시할 수 없다”면서도 “우리가 현장에 갈 수 있다면 증거를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 조사에는 국제 전문가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당 참사는 러시아와 해당 지역을 통제하는 이들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확신하며, 놀랍지 않다“면서 ”이제 우리에게는 고문, 성폭력 등 러시아가 하는 일은 더 이상 하나도 놀랍지 않다. 이는 모두 일어난 일이고, 그들이 전쟁하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우크라이나 군이나 구조자들이 사람들을 구하려고 시도하면 러시아군이 먼 곳에서 사격을 가한다고 전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검찰은 댐 파괴 사고와 관련해 전쟁범죄, 환경학살 가능성 또는 범죄적 환경파괴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