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반도체 국가전략회의에 참여한 업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해 선제적 기술 투자와 연구개발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발표된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기업 애로사항을 해소할 길이 열렸다며 환영했다.
반도체 국가전략회의에서 진행된 토론에는 반도체 기업 대표와 학계 등 업계 리더들이 국내 반도체 산업 발전 방법론을 논의했다. 한 메모리반도체 전문가는 반도체를 철인 3종 경기에 비유하며 “첫 종목에서 앞서 나가다가도 종목이 달라지면 해당 종목에 강한 주자로 선두가 바뀔 수 있다”면서 인공지능(AI) 메모리와 같은 차차세대 기술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를 강조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미국 국방부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긴밀한 민관 협업 시스템과 IBM 왓슨 연구소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연구문화 사례를 소개하며 우리나라에도 적극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팹리스를 대표해 참석한 기업 대표는 생태계 발전을 위한 정책 지원을 주문했다. 대표적으로 ‘K클라우드’와 같은 수요 기업 발굴과 멀티웨이퍼프로젝트(MPW) 지원을 손꼽았다. K클라우드는 우리나라 AI 반도체 공급 기업과 클라우드 등 수요 기업을 연결, 자체 생태계 조성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추진 중이다. MPW는 여러 반도체 팹리스 시제품을 웨이퍼에 제작하는 것으로 신규 칩 개발을 위한 필수 과정이다. 팹리스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업체 협력 뿐 아니라 정부 과제 등 정책 지원도 필요하다는 것이 팹리스 업계 의견이다. 이 대표는 팹리스 스타트업에 대한 적대적 M&A를 막기 위한 정책자금 지원 필요성도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발표한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에 대해서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전문가는 “정부의 한국형 아이멕(IMEC)인 첨단반도체기술센터(ASTC) 추진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벨기에에 위치한 세계 최대 반도체 연구소 아이멕은 대학과 기업의 반도체 실증 인프라로 활용된다. 정부는 국내 반도체 실증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ASTC를 설립할 계획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회의에서 언급된 반도체 규제 해소와 기업 금융 지원에 대해 “반도체는 기술이 급변하는 만큼 신속한 투자 전략이 필요한데 규제 해소와 금융 지원 등 투자를 유인할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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