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하고 있고, 15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무역적자는 273억 달러로 벌써 지난 해(477억불)의 57%에 달하며, 경제 성장율도 1.3%(당초 1.5%)로 하향 조정했다.지방세도 10년 만에 8% 정도 감소할 전망이라고 한다.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고 신상품을 개발해 생산을 늘려야 할 기업은 중대재해처벌법 등 각종 규제 대응과 정치권 행사 등에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 주역이 되어야 할 젊은이는 영혼을 끌어 모아 주식과 코인, 부동산 등에 올인하고 있다. 부채를 폭탄처럼 목에 달고 사는 것에 익숙해진 것 같다. 2015년을 전후해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했다고 해서 삼포세대라고 불렀다.
그러다가 2019년부터는 MZ라 부르고 있다. 전자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세대인데 반해 후자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고 소비지향적이라고 한다. 왜 이렇게 청년층에 대한 시선이 바뀐 걸까.
한국에서만 통용되는 MZ세대는 기업의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밀레니얼과 제트(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자)를 합친 것으로 10대부터 40대 초반까지의 연령대를 하나의 세대로 묶은 것이다. 그러다가 1985년생이 정당의 당 대표로 선출되자 정치권에서 이들을 주요공략 대상으로 설정하면서 선심성 정책을 경쟁적으로 만들어냈다. 언뜻 보면 한국에서는 굳이 일을 하지 않아도 나라가 먹여 살려 줄 것 같은 환상에 빠져들게 한다.
지난 해 실업급여를 월급보다 더 많이 받은 수급자가 무려 45만3000명(전체 수급자의 28%)에 달했다. 23년간 24번이나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도 있었다. 8개월 정도만 근무하면 실업급여를 받게 되다 보니 근로계약기간을 8~9개월로 요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심지어는 해고해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포퓰리즘의 기저에는 ‘설마 우리나라가 망하겠나’하는 방심이 깔려있다. 남미의 아르헨티나와 베네수엘라, 유럽의 이탈리아와 그리스가 순식간에 선진국에서 개도국으로 추락한 대표적 국가다. 그리스의 좌파정부는 2015년 집권 당시 나라가 빚더미에 않았었는데도 구조조정과 긴축을 거부했고, 최저임금도 대폭 인상하였으며 유권자의 환심을 얻으려고 독일 등 채권 국가들을 ‘약탈자’라고 비난하면서 편가르기를 했다. 다행이 우파 정권이 집권한 후 최저임금을 28% 낮추었고, 법인세 인하 및 기업 규제를 풀어 2022년 경제성장률이 6.1%이며 외국인 투자도 증가하는 등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한다.
과거 대한민국은 비록 가난했지만 서로를 존경하면서 열심히 일을 했다. 195개 국가 중 12위 국가로 만들었다. 2019년에 발표한 청년층 대학진학률도 70%로 OECD 평균 45% 보다 훨씬 높다. 그런데 청춘 남녀들은 결혼을 꺼린다고 한다. 사랑도 가족도 ‘돈’으로 따진다고 한다. 선진국 청년들은 ‘가족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친구나 사회 같은 공동체를 중요시 한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왜 갈기갈기 찢어지고 불평불만이 팽배해있을까. 이러한 상황을 조장한 집단은 정치인들이다. 어떤 정당은 국가보조금 등을 매개로 특정 계층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보수 집단의 동력이 약화된 틈을 이용, 빈곤층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국가보조금을 남발했다. 2019년부터 국가 재정지출을 적자로 만들기 시작, 2020년에는 수입 471조원 대비 지출 555조원으로 재정적자가 무려 84조원으로 급증했다. 2021년에도 수입은 483조원인데 지출은 558조로 국가 부채가 무려 956조(2016년 627조)로 증가했고, 부채비율도 47.3% (2016년 38.2%)로 폭증했다. 코로나19라는 특수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선심성 퍼주기 식 재정 지출로 우리 사회를 더욱 양극화시키고 무질서와 편가르기를 조장했다고 본다.
미국연방 준비제도 이사회 의장(1979~1987)을 맡아 물가를 3%대로 잡은 폴 볼커는 어린 시절 가족과 소풍간 호숫가에 멋진 주택들이 늘어섰고 수상스키가 호숫가를 가로지르며 내달리고 있었다. 부러운 눈길로 볼커는 ”엄마, 우리는 왜 저런 게 없지”라고 묻자 그의 어머니는 “저 사람들은 집을 은행에 저당 잡히고 돈을 빌린 거야. 우리는 은행 돈을 빌리지 않는단다.” 볼커는 어머니의 이 말을 평생 가슴에 품고 살았다고 한다.
이제부터라도 특정계층의 환심을 사는 민원성 이슈보다 젊은이와 국민 모두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본질적인 정책을 바란다.
이승현 한국무역협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