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2일 국회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 등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오염수의 안전 문제와 후쿠시마산 농·수산물 수입 재개 여부를 집중 추궁했고,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변경을 재차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일본 오염수 관련 민주당의 근거 없는 괴담 유포 사례를 지적하며 역공을 펼쳤다. 또 지난 1년간 윤석열 정부의 외교 성과를 추켜세우는 데 집중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의 안전성과 IAEA 검증 신뢰성을 비판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특히 일본 정부가 다핵종제거설비에 대한 시운전을 우리측에 통보하지 않는데 비판했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IAEA의 검증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일본이 시운전을 시작했다는 것은 IAEA의 결정과 무관하게 무단 방류를 하겠다라고 하는 의지를 보인 것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또 같은당 김성주 민주당 의원은 IAEA의 일본 오염수 검증에 참여하는 우리나라측 전문가가 1명인 상황에서 우리측 입장이 제대로 전달될 수 있는 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한덕수 총리는 “국제법과 국제기준에 맞춰 검증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11개의 우리 전문기관이 계속 검토하며 대책회의를 하고 있으며, 일본이 오늘 시운전하는 것은 오염수를 방류할 수 있는 시설을 점검하는 것으로 오염수 방류하고는 다른 개념”이라고 반박했다.
이 외에도 야당 의원들은 우리나라 수산업 보호를 위해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전면 금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 의원들은 민주당이 오염수 관련 괴담을 퍼뜨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정치권이 오염수 문제를 정쟁의 불쏘시개로 활용하는 행태를 멈추고 국민 불안을 키우는 과도한 공포와 괴담을 막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김선기 국민의힘 의원은 “광우병 괴담으로 나라를 무법천지로 만들었던 민주노총, 전교조, 진보연대 등 195개 단체들이 똑같이 방사선 오염 저지 공동 행동에 참여하고 있다”며 “정부는 이렇게 무책임한 괴담 살포하고 선동하는 데 대해 나중에 거짓으로 밝혀지면 반드시 이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물어야 된다”고 주장했다.
친미·친일 일변도 외교에 대한 야당 비판도 쏟아졌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진영외교, 가치외교를 내세워 러시아와 중국을 자극하면서 우리 경제와 기업에 많은 부담을 주고 있다”며 중국과의 외교 정책에 있어 ‘디커플링’의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한덕수 국무총리는 “한번도 중국과 디커플링 정책을 추진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상호주의의 원칙에서 서로의 국익을 위해서 성숙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당 의원들은 이날 윤석열 정부의 지난 1년간의 외교 성과를 추켜세우는 데 집중했다. 김석기 의원은 “민주당은 입만 벙긋하면 굴욕외교, 외교 실패라고,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는 역대 어느 한미정상회담보다 많은 성과를 거뒀고, 윤석열 대통령의 용단으로 인해 한일 관계도 뻥 뚫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2017년도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에 국빈초청을 받고 가서 혼밥과 빈손으로 돌아온 것, 며칠 전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일개 외교부 국장급에 불과한 주한중국대사를 찾아서 15분간 지극히 무례하고 대한민국을 협박하는 내용의 발언을 듣고도 항의 한마디 안한 것이 굴욕외교”라고 꼬집었다.
이날 여당 의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하고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