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가 데이터 사용량에 적합한 요금제를 가입자에게 의무 고지하도록 하는 법안이 여당 주도로 발의됐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최적요금제 내용이 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달 말 발표하는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에도 최적요금 사항이 포함될 예정인 만큼 의원안과 정부안을 토대로 법제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3일 국회에 따르면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은 최적요금제 도입을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제32조의2 제2항에 ‘통신사업자는 이용자와 전기통신서비스 제공계약을 체결할 때 이용자 서비스 수요와 이용 행태 등을 고려해 최적화된 통신서비스 요금제를 알려야 한다’는 조항이 신설됐다.
당초 단말기유통법을 통해 법제화를 추진했지만 통신서비스를 다루는 전기통신사업법에서 규율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검토 의견에 따랐다.
김희곤 의원실 측은 “최근 통신시장에서 이용조건, 부가서비스, 계약형태에 따라 요금 체계가 복잡해짐에 따라 이용자가 개별적으로 비교하고 평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이통사가 데이터에 기반한 최적화된 통신 요금제를 안내하도록 명시할 필요성이 있다”고 법안 취지를 밝혔다.
최적요금제는 통신 가입자에게 데이터 사용량과 계약 조건을 기반으로 가장 적합한 요금제를 의무 고지하는 제도다. 영국과 유럽연합(EU) 주요 국가에서 시행되고 있다. 국내서도 소비자 정보 비대칭 해소와 선택권 제고를 위해 도입이 추진 중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통신 이용정보 사용자 조사’에 따르면 5세대(5G) 이동통신 이용자의 44.3%가 데이터 제공량보다 실제 사용량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도 57.8GB에 그쳤다. 본인 사용량에 적합한 요금제 추천에 따라 다운셀링이 발생하면 가계통신비 절감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국회에서 공감대가 형성됨에 따라 법 개정에 탄력이 붙었다.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는 오는 9월 법제처에 제출 예정인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최적요금제 고지 의무를 담을 전망이다. 이 경우 과방위 법안심사소위는 정부안을 토대로 의원안을 병합심사해 최종안을 의결한다. 법 개정 외에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운영하는 통신요금 정보포털 ‘스마트초이스’의 요금제 추천 서비스 실효성을 높이는 등 다양한 대안도 검토되고 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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