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지주 IT 자회사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3000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금융산업에서 디지털 전환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금융 IT 자회사가 그룹 싱크탱크 역할을 맡아 덩치를 키우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 하나, 신한, KB 4대 금융지주 IT 자회사 상반기 실적이 대부분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설 전망이다.
우리에프아이에스는 올해 5월까지 1351억원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72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보다 15% 성장한 것이다. 우리에프아이에스는 지난해 2959억원 매출을 올리며 3000억원 매출 고지에 바짝 다가선 바 있다. 하반기 성장세를 유지하면 올해 3000억원 돌파가 유력하다
신한DS 역시 3000억원 매출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신한DS 관계자는 “연간 실적 성장폭을 ‘더블업(두 배)’하는 것으로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신한DS는 2021년 2444억원, 지난해 2794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이들 금융지주 IT 자회사는 최근 2~3년간 ‘차세대 시스템’으로 불리는 계열사 IT인프라 고도화 사업을 도맡으며 급성장했다. 향후 수년간 국내외에서 이 같은 작업이 이어져 당분간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특히 각 사는 시스템통합(SI)를 넘어 은행, 카드, 보험 등 전 분야서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 첨단 기술을 동원한 디지털 전환을 IT자회사를 통해 구체화 하고 있다. 금융지주 IT 자회사가 그룹 디지털 전환 전략에 핵심으로 부상한 것이다.
실제로 하나금융은 올해 클라우드 통합운영센터를 구축을 시작하며, 이 작업을 금융 IT 자회사 하나금융티아이에 맡겼다. 이 프로젝트는 그룹 계열사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퍼블릭 클라우드 운영·모니터링을 한 곳으로 통합하는 것이다.
해외로도 영역을 넓힌다. KB금융 IT 자회사 KB데이타시스템은 올 초부터 그룹 인도네시아 계열사 KB부코핀은행 IT 시스템 개선을 지원 중이다. KB국민은행은 이 달 KB부코핀은행에 1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동남아 금융 거점으로 키우기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신한DS 역시 올 하반기 지난해 11월 베트남에서 출범한 신한글로벌 개발센터(SGDC) 기반 오프쇼어링(Off-Shoring) 사업으로 글로벌 성과를 확대할 계획이다.
그룹 외 비즈니스에 도전하는 기업도 있다. 우리에프아이에스는 하반기 토큰증권(STO) 사업을 준비 중이다. 글로벌 업체와 MOU를 추진하는 등 신규 금융사업을 추진한다. 이 회사는 2022년 ‘기부 펀드 연계 블록체인 플랫폼’에 이어 올해 ‘순환자원거래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폐식용유 기반 바이오 항공유 수출 인증 사업에 도전한다.
은행 관계자는 “금융사가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면서 IT자회사의 실적과 위상이 크게 올라갔다”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