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곰표 맥주, CU 빼고 다판다...편의점 맥주 경쟁 ‘재점화’

세븐브로이가 제조한 기존 곰표밀맥주 [사진=대한제분]
세븐브로이가 제조한 기존 곰표밀맥주 [사진=대한제분]

편의점 CU 히트 상품 ‘곰표밀맥주’가 내주부터 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에서 판매된다. 기존 주문위탁생산(OEM)을 맡았던 세븐브로이와 대한제분 간 상표권 계약이 만료되면서 제조사가 변경된 영향이다. 곰표 밀맥주 판매 채널이 확대되면서 편의점 맥주 시장 경쟁도 다시 치열해질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는 내주 21일 곰표밀맥주 500㎖캔 제품 발주를 개시한다. 이르면 오는 22일부터 구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CU 또한 제품 도입을 검토 중이다. 새로운 곰표밀맥주는 제주맥주가 생산한다. 밀맥아의 고소함과 향긋한 복숭아향이 특징이며 알코올 도수는 4.5%다.

곰표밀맥주는 CU 맥주 매출 1위를 기록했던 대표 상품이다. 세븐브로이와 대한제분 간 상표권 라이선싱 계약이 지난 3월말 만료되면서 판매가 중단됐다. 이후 세븐브로이는 CU와 함께 기존 곰표밀맥주와 같은 맛을 내는 ‘대표밀맥주’를 지난 4월 출시했다.

업계 기대감은 높다. 곰표밀맥주는 지난 3월 계약 만료 전까지 누적 판매량 5850만개를 기록한 히트 상품이다. 편의점에서 유일하게 곰표밀맥주를 판매한 CU는 3400만개의 판매량을 올렸다. CU가 독점하던 곰표밀맥주 판매가 가능해지면서 서둘러 발주에 나섰다.

기존 판매처였던 CU는 고민에 빠졌다. 곰표밀맥주를 대체하기 위해 내놓은 대표밀맥주는 4월말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40만캔을 돌파했지만 기존 곰표맥주 파급력에 비하면 부족하다는 시각이다. 대표밀맥주 재고를 소진한 후 새로운 곰표밀맥주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

곰표밀맥주 인기가 과거만큼 높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주류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공간”이라며 “곰표로 매출 증대를 기대하는 것보다는 우리만의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편의점 주류 경쟁은 맥주를 넘어 하이볼·증류소주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GS25는 지난 5월 챗GPT 기반 인공지능(AI)가 만든 하이볼 ‘아숙업레몬스파클하이볼’을 선보인 바 있다. 이마트24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왓챠와 협업해 증류소주 ‘빡치주’를 내놓았다.

곰표밀맥주 재출시가 편의점 맥주 시장 경쟁을 재점화할 지 이목이 쏠린다. 업계는 ‘제2의 곰표맥주’를 노리는 차별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CU는 지난 12일 캔을 따면 ‘펑’소리가 나는 일명 수류탄 맥주 ’서든어택 펑 크림에일’을 선보였다. GS25는 직장인 고객을 겨냥한 필스너 맥주 ‘칼퇴근필수너’를 지난 4월 내놓았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초 와인과 맥주를 섞어 만든 ‘빌라엠비라’를 출시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