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8나노미터(㎚) 공정 반도체 설계자산(IP)을 대거 확충한다.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차량용 반도체를 파운드리에서 생산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반도체 IP는 특정 기능을 회로로 구현한 것으로, 이를 활용하면 고성능 반도체를 빠르게 만들 수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14일 시높시스·케이던스·알파웨이브세미와 협력, 파운드리 공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IP 수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번 협력으로 AI와 그래픽처리장치(GPU), 고성능컴퓨팅(HPC), 차량용 반도체(오토모티브), 모바일 등 사업 전 영역에 필요한 핵심 IP 포트폴리오를 갖출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3나노에서 8나노까지 삼성 파운드리 공정에서 활용할 IP 수십종이 포함된다.
삼성전자가 공정설계키트(PDK)와 설계방법론(DM) 등 첨단 IP 개발에 필요한 공정 정보를 IP 협력사에 제공하면, IP 협력사가 삼성 파운드리에 최적화된 IP를 개발, 팹리스 고객사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첨단 IP를 기반으로 반도체 설계 업체인 팹리스와 제조사인 파운드리 간 시너지를 도모하는 모델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첨단 메모리에 필요한 고속 입출력 인터페이스 IP(PCIe·서데스·파이)와 칩렛 등 최첨단 패키징용 IP(UCIe) 등을 협력사와 공동 개발해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는 한편 전기차 등 급성장하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도 대응, 자동차 신뢰성과 안정성 기준을 충족하는 오토모티브 IP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자동차가 전기차, 자율주행차로 발전하면서 PC처럼 컴퓨팅 성능이 필요해짐에 따라 차량용 반도체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IP 포트폴리오 확대와 협력 생태계 강화로 국내외 반도체 팹리스 고객에게 파운드리에 최적화된 IP를 적기에 공급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설계 초기 단계부터 오류를 줄이고 시제품 생산과 검증, 양산까지 전주기에서 비용과 시간을 단축할 것으로 기대했다.
신종신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고객의 성공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최첨단 IP 포트폴리오 확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글로벌 IP 파트너 외 국내 IP 파트너사와의 협력도 확대해 혁신 제품 개발과 양산을 더 쉽고 빠르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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