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실적 줄어도 송출수수료는 증가...올해 협상도 난항

해마다 치솟는 송출수수료에 홈쇼핑 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비대면 소비 특수가 줄어 외형 성장이 멈췄지만 송출수수료는 매년 늘어 수익성이 악화된 영향이다. 홈쇼핑 업계는 시장 균형을 위해 올해 협상에서 이러한 상황이 반영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4일 방송통신위원회의 ‘2022년도 방송사업자 재산 상황 공표 주요 현황’에 따르면 홈쇼핑 12개(TV홈쇼핑 7개·T커머스 5개)사들이 지난해 유료 방송사업자에 지불한 송출수수료는 2조4148억원이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2021년(2조2490억원) 대비 7.4%(1658억원) 증가했다. 반면 홈쇼핑방송사업 매출은 작년 3조7094억원으로 전년보다 2.9% 줄었다. 전체 홈쇼핑사 영업이익 역시 714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17.9% 급감했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이 방송 채널에 편성된 대가로 IPTV 등 유료방송사업자에 지급하는 일종의 자릿세다. 홈쇼핑 송출수수료를 가장 많이 챙긴 곳은 IPTV사업자가 1조4795억원, 종합유선(SO) 7558억원, 위성 1795억원 순이다.

매체별 영업손익 현황 - (자료=방송통신위원회, 단위=억원)
매체별 영업손익 현황 - (자료=방송통신위원회, 단위=억원)

이들 유료방송사들의 전체 방송사업매출액 중 홈쇼핑 송출수수료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모두 전년보다 늘었다. 송출수수료 매출액 비중은 SO가 41.9%로 가장 많았다. 위성방송이 35.5%, IPTV가 30.2%에 달한다. SO사업자의 송출수수료 매출 비중은 7년 간 10.4%포인트(P) 늘었고 같은 기간 위성사업자는 15.1%에서 35.5%로 증가했다. IPTV사업자는 2014년 11.8%에서 지난해 30.2%까지 비중이 높아졌다. SO사업자 가운데 홈쇼핑 송출수수료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씨엠비로 55.6%에 달한다. IPTV사업자중 송출수수료 비중이 높은 곳은 SK브로드밴드로 31.7%를 차지하고 있다.

비대면 특수가 끝나고 쇼핑 환경이 e커머스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TV홈쇼핑은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전체 매출도 하락세로 돌아서며 송출수수료 부담은 더욱 커진 상태다. 홈쇼핑사가 지난해 유료방송사에 지불한 송출료는 방송 판매로 거둔 매출의 65%에 달하는 규모다.

다만 홈쇼핑업계의 제작비 투자비율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작년 TV홈쇼핑의 방송사업 매출 대비 제작비 투자비율은 17.1%, 데이터홈쇼핑은 11.1%에 달한다. TV홈쇼핑의 경우 전년 보다 11.9%P 증가한 수치다.

홈쇼핑 업계는 올해 송출수수료 협상에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홈쇼핑-유료방송사로 이어지는 수익구조가 악화되면 전체 방송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개정 가이드라인 시행 첫 해로 유료방송사업자와 소급 적용 여부를 두고 초반부터 각을 세우고 있는 상태다.

홈쇼핑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TV홈쇼핑사가 유료방송 사업자에게 지출한 송출수수료(2.4조원)와 방송사업매출(2.8조원)이 모두 2조원대로 맞먹는다”라며 “매년 치솟는 송출수수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업계는 고사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료방송 업계는 자율적인 협상에 의해 송출수수료가 결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홈쇼핑 송출수수료는 그동안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정돼 왔고, 앞으로도 홈쇼핑 업체 매출이 줄면 그만큼 수수료가 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